[주요뉴스] 中, 한국행 시도 탈북자 서류에 색깔 다른 도장 찍어 북송
  • 관리자
  • 2012-02-22 09: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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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먼 1곳서만 年 3000명… 대가로 통나무-광물 받아

중국 투먼의 언덕에 있는 투먼변방수용소. 매년 탈북자 3000여 명이 이곳에 수감돼 있다가 북한으로 끌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살고 있는 중국인이 찍어 21일 동아일보에 제공한 사진이다.

 
 
중국이 탈북자를 북송하는 과정에서 한국으로 가려 한 탈북자인지, 단순 탈북자인지를 가려내 북한에 통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으로 가려 한 탈북자는 북송된 뒤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처형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북송 전에 한국행 여부를 가려내는 것은 북한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중국 공안은 이렇게 탈북자들을 북송한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통나무와 광물을 받아왔다고 중국 투먼(圖們)의 공안 소식통이 21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최근 중국은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자의 서류에는 색깔이 다른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북한에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탈북자 북송서류에 ‘한국행’이라고 직접 쓰면 중국이 북한에 협조한 명백한 증거물이 남기 때문에 1월엔 빨간 도장, 2월엔 파란 도장 등 시기별로 북한과 약속한 색깔의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구분해 통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장 색깔로 북한에 탈북자의 한국행 시도 여부를 알려주는 것은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으로 계속 불거지자 고안해낸 방법으로 알려졌다. 북-중 관계가 좋았을 때는 심문 서류를 북한에 몽땅 넘겨준 일도 있었고 심지어 1990년대 후반에는 북한 국가보위부 조사관이 직접 중국에 건너와 중국 조사관으로 위장하고 탈북자들을 취조했다는 증언도 있다. 당시 북송된 경험이 있는 북한군 대위 출신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국장은 “동정하는 척하며 맞장구를 쳐주는 중국 조사관의 유도질문에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말을 서슴없이 했는데 북송될 때 북한에서 마중 나온 보위부 요원이 바로 그 조사관이었다”고 21일 말했다.

▼ ‘한국행 시도’ 도장 찍히면 북송 뒤 생존 가능성 희박해져 ▼

중국이 탈북자의 한국행 의도를 북한에 통보하지 않는다면 탈북자가 북송돼도 살아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북한 보위부 소속 탈북자 조사관들이 직접 중국에 가서 일일이 현장을 찾아다니며 수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북송돼 취조받을 때 한국에 갈 생각이 없었다고 끝까지 버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취조할 때는 탈북자의 목적지를 가려내는 게 상대적으로 쉽다. 한국행 탈북자들은 대부분 한국행을 도와주는 일행 등과 함께 체포되기 때문이다.
현지의 중국 당국은 이렇게 탈북자 체포에 적극 협조하고 엄중 처벌 대상 탈북자들까지 골라준 대가로 북송한 탈북자 수만큼 북한 측으로부터 통나무와 철광석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 대가는 시기별로 달라지지만 주로 백두산 원시림에서 벌목한 나무와 무산광산 철광석 등이 건네지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와 통나무의 교환은 1998년 이전부터 시작돼 벌써 14년 넘게 이어져온 전통이라고 복수의 탈북자들이 증언했다.

중국은 체포한 탈북자들을 주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압록강 건너 맞은편인 단둥(丹東)과 두만강의 함경북도 온성군 맞은편 투먼을 통해 북한에 넘긴다. 이 외에도 북한과 중국 간 다리가 연결된 여러 지역에서 탈북자들이 북송된다.

투먼 한 곳만 해도 최근 1년간 북송된 탈북자가 3000명을 넘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를 미루어 짐작하면 중국에서 한 해 북송되는 탈북자가 5000명은 훨씬 넘는다고 유추할 수 있다. 중국은 투먼변방수용소에 탈북자들을 감금했다가 인원이 차는 대로 매주 한두 번씩 버스에 태워 북한에 넘긴다. 과거엔 군용트럭으로 북송했지만 북송 도중에 북-중 국경다리에서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하는 탈북자들이 많아 버스로 바꾸었다고 한다.

투먼변방수용소는 지린(吉林) 성에 소속된 국제감옥(외국인 수감용)이지만 실제 수감자는 모두 탈북자다. 이곳에서 탈북자 구타가 수시로 이뤄지며 북송을 앞두고 공포에 질린 여성 탈북자들을 성추행하거나 심지어 북송을 늦춰주겠다는 등의 회유를 하며 성관계를 요구하는 일도 끊이질 않는다고 이곳을 경험한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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