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외무성 “로켓 5월에 쏘자”→ 군부 “4월에 강행”
  • 관리자
  • 2012-04-04 09: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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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소식통 北속사정 전해

북한 외무성이 2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을 당초 5월 초에 발표하도록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건의했으나 군부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29 북-미 합의’가 도출될 즈음 북한 외무성은 김정은에게 “광명성 3호 발사계획을 5월 초쯤에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 외무성은 “5월쯤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북식량 지원 등 북-미 합의 이행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빌미로 로켓 발사를 강행해도 된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또 5월 초 발표를 통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태양절·4월 15일)과 노동당 대표자회 같은 4월 정치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도춘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와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4월 15일 전후에 발사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광명성 3호가 평화적 목적의 위성 발사라고 우기면 되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을 원하는 미국이 쉽사리 판을 깨지 못할 것”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군 강경파의 손을 들어줬고 그 결과 2·29 합의가 이뤄진 지 16일 만에 발사 계획이 전격 발표됐다고 대북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속고 속이는 첩보전을 좋아하는 김정은이 약속과 신뢰를 중시하는 미국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과 군의 강경파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는 오래전부터 준비해야 가능한 것이지만 미국과 협상을 했던 이용호 외무성 부상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로켓 발사 계획 발표 시기를 미리 알지 못했던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소식통은 “김정은의 장악력이 부족해 강경파에 휘둘리는 것 같다”며 “북한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 식의 지시를 무리하게 내리는 등 좌충우돌하는 정황들도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2월 전기와 식량이 부족하다는 보고를 받고 현실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공급을 정상화하라”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월에는 북한 주민의 외화 사용을 전면 금지해 “화폐개혁 이후 시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조치”라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간부들은 통치 경험이 없다는 김정은의 콤플렉스를 건드리게 될까 봐 섣불리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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