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은 29년 전과 변한 게 없는데… 우리 사회엔 아직도 從北세력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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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16 07: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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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유족, 끝나지 않은 악몽

icon_img_caption.jpg 아웅산 테러 때 숨진 김재익 경제수석의 부인 이순자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사건 발생 29년 만에 아웅산 국립묘지를 방문했다는 소식에 아웅산 폭탄테러 유가족들은 "악몽이 떠올라 착잡하다"면서도 "1983년 테러 이후 북한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 사회에는 종북세력이 활개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고(故) 김재익 경제수석의 부인 이순자(74)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오전만 해도 (대통령이) 아웅산을 찾을 계획 없다고 해 화가 났다"며 "나라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이들이 그렇게 한꺼번에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종북(從北)세력이 판치고 있어 당연한 일에 눈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지금도 여전히 남한을 적대시하고 도발하는데…"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시간이 흘러 사람들에게 아웅산 테러가 잊히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국시와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과, 북한이 어떤 존재인지를 젊은 사람들이 정확히 알아야 된다"고 했다.

고 이기욱 재무부차관의 부인 윤경희(71) 여사는 "당시 미얀마는 변변한 소독약도 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사회라 남편이 필리핀 미 공군 병원으로까지 후송됐었다"면서 "아웅산 테러라는 과거에 얽매여 미얀마와 한국이 경직된 상태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에도 이제 민간정부가 들어섰고, 역사는 흘러가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인권을 여전히 짓밟는 북한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유족 상당수는 테러가 일어난 지 29년이 흘렀지만 "(당시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고 김동휘 상공부장관의 부인 박정혜(76) 여사는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며 "그저 대통령이 그곳에 들러주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며 전화를 끊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가족은 "심경이 복잡했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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