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오늘의 세상] 北 지방 군부대, 소말리아처럼 해적화하나
  • 관리자
  • 2012-05-22 06: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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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 3척·28명 나포, 물품 약탈하고 항적기록 삭제
외교문제 되자 몸값없이 석방

 
지난 8일 서해 상에서 북한 소형 군함에 의해 나포됐던 중국 어선 3척이 21일 오전 7시쯤 모항인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에 도착했다. 나포된 지 13일 만이다.

이들은 도착 즉시 의료기관에서 신체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3명이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고, 3명은 외상 흔적이 분명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나포된 인원은 당초 알려진 29명이 아니라 28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선원들은 나포된 뒤 황해북도 해안 부근의 '서도(西島)'라는 곳으로 끌려갔다고 선주들은 밝혔다. 북한은 이들을 어두운 선창 안에 가둬 햇빛도 보지 못하게 했으며, 하루에 죽 2그릇으로 연명하도록 했다. 시키는 대로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무 막대기나 쇠지렛대 등으로 때리기도 했으며, 어선 안에 있는 물품과 식량 등도 모두 약탈했다. 석방에 앞서서는 어선 안에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항적 기록도 모두 삭제했다고 중국 선원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일 이들을 아무 조건 없이 석방해 돌려보냈다고 발표했다. 당초 1척당 90만 위안(약 1억6000만원)까지 올라갔던 몸값도 받지 않았다.

북한이 이처럼 꼬리를 내린 데는 나포된 어선과 함께 조업하다 몸값을 내고 돌아온 '랴오단위(遼丹漁) 23537호'의 GPS 항적 기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적 기록에 따르면 이 어선은 양국간 해양 분계선 역할을 해 온 동경 124도10분6초의 서쪽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 기록대로라면 북한 군함들은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몸값을 요구한 것이 된다. 소말리아 해적과 다름없는 행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각급 부대별로 자력갱생을 하는 북한군의 특성상 돈이 궁해진 일부 부대가 무리하게 외화를 확보하려다가 벌어진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중 양국은 그동안 민간협력 차원에서 일정한 금액을 낸 중국 어선에 대해 어업 허가증(딱지)을 부여해 북한 해역에서 조업을 하도록 해왔다. 북한 군부 산하의 한 기업과 중국 어업회사가 계약을 맺고 허가증 발급 절차를 대행했다.

하지만 양국 간 분쟁도 적잖았다. 북한의 각 해역을 관할하는 해군 부대들이 어업 허가증 없이 북한 해역에 들어오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월경(越境)' 여부를 둘러싸고 다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양국 관계를 고려해 이런 문제를 쉬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 어선들이 경계선을 넘지 않은 것이 확실한데도 북한 해군이 선주들에게 전화를 해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자, 전격 공개하는 쪽을 택했다. 북한의 해적 행태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편 중국의 환구시보 영문판은 이날자 사설을 통해 "북한의 중국 어선 나포사건과 관련, 중국이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더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고, 북한은 중국의 국익, 특히 중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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