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이영호 숙청 이후]“이영호 추종세력, 최룡해에 반격 가능성”-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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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7-18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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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천안함 폭침 김영철 행보 주목… 軍 “李, 권력다툼으로 제거돼” 靑에 보고

북한의 군부 1인자였던 이영호 총참모장이 전격 경질된 것은 ‘정치적 숙청’이며 이를 계기로 북한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돌발사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북한군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북한 지도부가 이영호를 해임한 것에 대해 “김정은의 권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숙청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세습 과정에서는 활용도가 컸지만 일단 새로운 체제가 안착된 뒤에는 ‘김정은 1인 독재체제’ 강화에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신군부 세력에 칼을 들이댔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영호는 최근 직위를 이용해 다른 부처의 업무에 간섭하려다 내부 갈등을 빚었다. 특히 숙적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군 인사권 및 통제권을 둘러싸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룡해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김정은의 동의를 얻어 이영호를 상대로 내사를 진행했고, 모종의 비리를 적발해 그를 숙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앞서 군 정보당국도 16일 북한이 이영호의 해임을 발표한 직후 그가 권력다툼 문제를 일으켜 ‘제거’됐다는 내용의 긴급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 군 소식통은 “‘제거’라는 단어에는 최고 권력자가 이영호의 신변을 직접 정리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제거의 주체는 김정은이나 장성택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950년대 김일성이 권력을 잡았을 때부터 독재권력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정치적 숙청을 해왔다. 대북 소식통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사냥개처럼 충성하던 측근까지도 가차 없이 숙청하는 독재자 집안의 차가운 피가 대를 이어 계승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영호의 해임에 불만을 품은 북한 군부가 장성택, 최룡해의 세력을 상대로 본격적인 반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행보가 주목 대상이다. 김영철은 이영호와 함께 천안함 폭침사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등 대형 도발을 주도해 온 신군부 강경파의 핵심이다.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과 최룡해가 앞으로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현철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 같은 옛 군부세력을 끌어들여 압박을 강화하면 권력투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 경우 김영철이 군부 내 소장파를 결집시켜 안팎으로 돌출행동을 시도하는 식의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돌발사태 가능성에 따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최종일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이영호 해임 사태 전후의 북한군 동향 등 대북 정보수집에 주력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은 첩보위성 등 정찰수단을 평시보다 늘리는 등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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