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中, 김영환씨 고압 전기봉으로 몸 지져…”-동아일보
  • 관리자
  • 2012-07-27 09: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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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金씨 만난 지인 전해 “고압 전기봉으로 몸 지져”
대책위 “국제인권문제 제기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49·사진)가 113일 동안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구금돼 있는 동안 일종의 ‘전기 고문’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최근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고압의 전기봉으로 몸을 지지는 고문을 받았다.
 
몹시 힘들었지만 예전에 남한 국가안전기획부 조사에서 가혹행위를 견뎠던 것처럼 이번에도 견뎠다”고 말했다고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지인이 26일 전했다.
 
이는 중국 공안당국이 조사과정에서 김 씨를 강압하는 수준을 넘어 강도 높은 고문을 자행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씨는 조사과정에서 물리적 압박과 잠 안 재우기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밝혔지만 고문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김 씨 석방운동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김 씨가 여러 가지 형태의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인권문제에 여론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측이 최소한의 사실관계마저 인정하지 않는다면 추가로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뉴스이미지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


또 김 씨의 한 측근은 “김 씨와 함께 체포된 일행 3명 중 한 명이 북한 내의 정보원을 관리하고 있었다”며 “이를 눈치챈 북한 인민보위부(남한의 경찰청에 해당)가 정보원을 역추적해 이 사람의 신원을 파악한 뒤 중국 보안부에 정보를 건네 체포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도 함께 체포됐다는 것이다. 김 씨 일행의 체포 과정에 북한 공안기관이 깊숙이 개입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김영환석방대책위원회(대책위)는 중국의 가혹행위를 국제무대에서 문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한중 간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에 공세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양국 정부 차원이 아닌 국제사회에서의 보편적인 인권 문제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5월 유엔인권이사회 산하의 ‘임의적 구금 실무그룹’과 ‘고문에 관한 특별보고관실’에 김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유엔 측은 당시 “이미 회기가 종료된 만큼 다음 회기에서 내용을 검토하겠다”며 판단을 보류해 놓은 상태다. 대책위는 김 씨가 석방 후 밝힌 가혹행위의 내용과 이에 대한 진상조사 요구를 청원 내용에 추가할 계획이다.

대책위 위원으로 활동해온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씨는 지난달 11일 2차 영사접견에서 가혹행위 사실을 알렸다고 했는데,
 
사흘 뒤인 14일 내가 정부 고위당국자를 만나 김 씨 문제를 논의할 당시 가혹행위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정부가 이런 문제에 ‘조용한 외교’로만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외교통상부가 중국의 인권상황을 고발하고 유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교부 한혜진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국 측에 철저한 재조사를 요청했고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엄중한 조치와 재발방지, 사과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김 씨의 신체상 남아 있는 가혹행위의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김 씨의 진술밖에 (증거가) 없는 형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에 어떤 요청을 할 수 있을지가 정부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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