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동아일보 단독)-■ 태풍에… 핵실험장 피해-무수단리 새 미사일발사대 공사 중단-
- 관리자
- 2012-09-26 06:45:23
- 조회수 : 2,530
■ 태풍에… 핵실험장 피해-무수단리 새 미사일발사대 공사 중단
북한이 그동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핵 억제력을 확장하겠다’며 야심 차게 진행해 온 제3차 핵실험 준비도 자연재해는 당해 내지 못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갱도 일부가 이달 초 태풍으로 파손되면서 핵실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연말 한국과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활용하려던 ‘도발 카드’는 당분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 자연재해가 막아 준 북한의 도발
북한이 올해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을 때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친김에 핵실험까지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 미국 NBC방송은 “북한이 2주 안에 핵실험을 할 개연성이 100%”라는 미 고위 당국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을 비롯한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을 압박하며 외교적 대응에 나서고 북한도 김정은 체제의 안착에 집중하면서 핵실험 임박설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북한은 핵 카드를 접지 않은 채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계속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엔 자재를 실은 차량들이 오가거나 특수차량이 갱도에 들어가는 모습이 잇따라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그러나 수해가 핵실험 준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예측하지 못한 듯하다. 4, 5월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은 기존 2개의 핵실험 갱도 외에 새로운 갱도를 굴착하면서 인근의 나무들을 대거 베어 냈다. 이 지역은 이미 과거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지반이 약해졌을 개연성이 높다.
이런 탓에 태풍 볼라벤과 산바가 몰려왔을 때 핵실험장 인근의 산사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대선 전후, 새 정권 출범 전후 등 여러 시기를 놓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최적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을 텐데 이번 피해로 그 계획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은 방심할 때 뒤통수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북한 핵문제에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 이후 벌써 4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 북한은 핵실험의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자는 “플루토늄에 이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까지 가동하는 북한이 그동안 핵능력이 얼마나 증강됐는지 스스로도 궁금할 것”이라며 “이를 확인하려면 최소한 몇 번의 실험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한 도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어선들의 잇단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빌미로 국지 도발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 어선들은 12일부터 22일까지 6차례나 NLL을 집단 침범했다. 한국군의 경고방송을 무시한 채 NLL을 거듭 침범하는 북한 어선들의 대담함과 북한 해안포의 포구 개방 등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한미의 대선 정국을 겨냥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저의가 짙다고 보고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어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와 북한 어선의 NLL 침범 등 대북 현안을 보고받고 관련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외교안보장관회의 개최는 7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 600여 명을 초청해 다과회를 열고 “북한은 국민소득에 비하면 국방비를 우리나라보다 더 쓰는데 얼마나 힘들겠는가”라며 “누가 지금 북한에 쳐들어가겠는가. 가장 어리석은 것은 아무도 쳐들어가지 않는데 (북한 정권이) 거기에 방비하느라 (핵 개발 등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그동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핵 억제력을 확장하겠다’며 야심 차게 진행해 온 제3차 핵실험 준비도 자연재해는 당해 내지 못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갱도 일부가 이달 초 태풍으로 파손되면서 핵실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연말 한국과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활용하려던 ‘도발 카드’는 당분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 자연재해가 막아 준 북한의 도발
북한이 올해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을 때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친김에 핵실험까지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 미국 NBC방송은 “북한이 2주 안에 핵실험을 할 개연성이 100%”라는 미 고위 당국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을 비롯한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을 압박하며 외교적 대응에 나서고 북한도 김정은 체제의 안착에 집중하면서 핵실험 임박설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북한은 핵 카드를 접지 않은 채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계속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엔 자재를 실은 차량들이 오가거나 특수차량이 갱도에 들어가는 모습이 잇따라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그러나 수해가 핵실험 준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예측하지 못한 듯하다. 4, 5월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은 기존 2개의 핵실험 갱도 외에 새로운 갱도를 굴착하면서 인근의 나무들을 대거 베어 냈다. 이 지역은 이미 과거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지반이 약해졌을 개연성이 높다.
이런 탓에 태풍 볼라벤과 산바가 몰려왔을 때 핵실험장 인근의 산사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대선 전후, 새 정권 출범 전후 등 여러 시기를 놓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최적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을 텐데 이번 피해로 그 계획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은 방심할 때 뒤통수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북한 핵문제에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 이후 벌써 4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 북한은 핵실험의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자는 “플루토늄에 이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까지 가동하는 북한이 그동안 핵능력이 얼마나 증강됐는지 스스로도 궁금할 것”이라며 “이를 확인하려면 최소한 몇 번의 실험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한 도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어선들의 잇단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빌미로 국지 도발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 어선들은 12일부터 22일까지 6차례나 NLL을 집단 침범했다. 한국군의 경고방송을 무시한 채 NLL을 거듭 침범하는 북한 어선들의 대담함과 북한 해안포의 포구 개방 등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한미의 대선 정국을 겨냥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저의가 짙다고 보고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어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와 북한 어선의 NLL 침범 등 대북 현안을 보고받고 관련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외교안보장관회의 개최는 7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 600여 명을 초청해 다과회를 열고 “북한은 국민소득에 비하면 국방비를 우리나라보다 더 쓰는데 얼마나 힘들겠는가”라며 “누가 지금 북한에 쳐들어가겠는가. 가장 어리석은 것은 아무도 쳐들어가지 않는데 (북한 정권이) 거기에 방비하느라 (핵 개발 등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이전글최고인민회의 “의무교육 12년으로 1년 확대”… 北, 경제개혁 발표는 없었다-동아일보 12.09.26
- 다음글금고 탕진한 北, '마지막 돈줄' 금까지 팔고 있다-조선닷컴 2012.09.25 0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