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정부, 미얀마에 "양국 새 역사 만들자" 5개월간 설득-조선닷컴
  • 관리자
  • 2012-10-10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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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테러'로 부총리·장관 등 17명 숨진 지 29년 되는 날… 추모비 세우기로]
미얀마, 처음엔 난색 - "우리 국립묘지에 어떻게 다른나라 사람 추모비 세우나"
테인 세인 대통령이 결단 - 한국을 발전모델로 삼고 개혁개방 나선 것이 영향

icon_img_caption.jpg 테인 세인 대통령
미얀마 정부가 아웅산 테러 희생자 추모비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9일은 1983년 10월 9일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히 29년 되는 날이다.

당시 미얀마를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이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기 직전 지붕에서 폭탄이 터져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장관 등 우리 정부 관계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참사가 벌어졌었다. 미얀마 정부의 조사 결과 폭탄 테러는 김정일의 지시를 받은 북한 공작조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이후 아웅산 테러의 흔적은 기억 속에만 남았다. 미얀마 교민과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얀마 측에 추모비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미얀마는 이를 거부해왔다. 미얀마에서 아웅산 국립묘지는 성지(聖地)와도 같은 곳이다. 버마(미얀마의 옛이름)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을 기념하기 위한 아웅산 묘지는 평소에도 출입이 통제된다. 미얀마 정부는 이런 곳에 미얀마 역사에서 큰 오점(汚點)으로 남아 있는 북한과 관련된 테러 사건 관련 추모비를 세우는 것을 꺼려왔다. 아직 완전히 민주화되지 않고, 국제정세에 어두운 것도 추모비 건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진 양국 외교부 간 실무협상에서도 추모비 건립을 허가해달라는 우리 측 요청에 대해 미얀마 측은 끝까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얀마 정부는 '아웅산 묘지는 우리의 국립묘지인데 이곳에 다른 나라 사람을 위한 추모비를 세운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한사코 거부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이번에 추모비 건립에 진전을 보게 된 것은 한국을 국가 발전 모델로 삼고 개혁개방에 나서고 있는 테인 세인 대통령의 결단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icon_img_caption.jpg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1983년 북한의 아웅산 폭탄 테러 이후 우리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국빈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아웅산 국립묘지 내 ‘아웅산 폭탄 테러’ 현장을 참배한 뒤 29년 전 테러가 발생했던 공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함께 최악의 인권탄압 국가로 분류돼온 미얀마는 지난해 3월 테인 세인 대통령의 신(新)정부 출범 이후 공정한 선거를 진행하고, 정치범을 대규모로 석방하는 등 민주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도 21년간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과 EU 등은 단계적으로 대(對) 미얀마 제재를 해제하고 있다.
icon_img_caption.jpg 김성환(오른쪽에서 둘째) 외교통상부 장관이 1983년 10월 9일 서석준 당시 부총리 등 17명이 순국한 아웅산 테러사건 29주기인 9일 국립서울현충원 ‘아웅산 순국 외교사절단’ 묘에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올 들어 수차례 "미얀마처럼 이제 북한도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소망한다"며 북한과 대비되는 사례로 미얀마를 언급했었다.

이 대통령이 테인 세인 대통령 일행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한 것도 미얀마 정부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방한하는 세인 대통령 일행을 위해 대한항공과 협의해 보잉 737 기종 대신 747 기종을 투입하도록 했다. 또 테인 세인 대통령 일행이 10일 부산 신항을 방문한 뒤 인천공항에 가는 길에 이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내주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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