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귀순병 2명 더 있어…큰 충격 받은 김정은-동아일보
  • 관리자
  • 2012-10-09 09: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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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새 북한군 병사 3명이 잇달아 서부와 동부전선을 넘어 귀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북한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공포정치와 대외 도발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북한군 탈출 러시로 김정은 충격

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승조 합참의장은 “(6일 귀순 병사 외에) 이달 2일 동부전선 쪽에서도 1명이 소초 폐쇄회로(CC)TV에 발견됐다. (신병을 인수해) 조사 중인데 군인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8월 17일에는 중서부전선에서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귀순을 뜻하는 흰색 깃발을 들고 남하해 경계병이 신병을 확보했다.
뉴스이미지 북한군 초소서 ‘탕!탕!’…4분만... 123사진 더보기


6일 상관 2명을 사살하고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귀순한 병사는 만 17세로 합동신문 과정에서 “남측으로 귀순하기 위해 상관을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9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발각된 민간인 탈북자도 귀순하기 위해 평안도에서부터 여러 곳의 검문소를 거쳤지만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도 “전연부대(접경지대에 배치된 부대)에는 좋은 집안 출신에 사상이 검증된 장병들을 배치한다”며 “김정은으로서는 4월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 실패 때보다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군 전방부대의 대북 경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동부전선을 넘은 북한군 병사는 우리 군 숙소(생활관)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합참의장은 “경계의 소홀함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아주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군 귀순 과정에서 해당 부대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 ‘복병’ 만난 김정은의 선택은

그동안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선민(先民) 정치’를 표방해 온 김정은으로서는 인민군의 기강 해이라는 복병을 만남에 따라 당장 대내적으로는 공포정치로 통치 방식을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은 집권 직후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하고 삼족을 멸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안통치’를 통해 권력 기반을 다졌다. 잇달아 군부대를 방문해 선군(先軍) 정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4월 당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끝내고 어느 정도 권력이 안정되자 ‘선민 정치’를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때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엔 ‘6·28 경제개선 조치’를 통해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에 비해 카리스마가 약하고 통치 경험이 적은 김정은에 대해 주민들은 깊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은 “탈북자들에게 물어보면 김일성에 대한 경의와 존경을 100으로 봤을 때 김정은은 30 정도이고, 친구들끼리 쉽게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미 공포정치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은 7일 국가안전보위부(남한의 국가정보원)를 방문한 자리에서 “원수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모략 책동을 단호히 짓부숴버리라”며 불순분자 색출을 지시했다. 북한군은 6일 병사의 귀순 이후 최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특별검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북한군 고위 간부와 당 인사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이 병사가 근무했던 초소에서 조사활동을 벌였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김정은이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도발을 선택할 수도 있다. 유동열 치안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앞으로 황색바람(자본주의 문화)과 탈북자에 대한 단속 등 사회 전반적인 통제가 강화되면서 피바람이 불 것”이라며 “제한적인 대남 도발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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