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높아진 국격 맞게 상호주의”-동아닷컴
  • 관리자
  • 2013-01-17 09: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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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국격 맞게 상호주의”
4강특사 일괄파견 안하고 관행적 외교서한도 안보내



“중국은 우리에게 (서한을) 보냈나요?” 지난해 8월 22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펜을 들고 문서에 서명하기 직전 대뜸 물었다. 그 문서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 공산당에 발송하는 축하 서한이었다.

새누리당 국제국은 주요 국가 행사 때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정당 대표에게 보내는 관행대로 한국어와 중국어로 된 서한 한 장씩을 준비했다. 통과의례로 여겼던 서명을 앞두고 박 후보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국제국과 비서실 참석자들은 당황했다고 한다.

당 국제국장이 “중국은 보내지 않았다”고 답하자, 박 당선인은 서명하려던 펜을 내려놓고 “한중 수교 20주년이면 중국도 축하하고 우리도 축하해야지, 왜 우리만 축하를 보내나요. 그건 안 맞습니다. 보내지 마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평소 중국과의 외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박 당선인이지만 ‘당당한 외교’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8일 선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등 우리와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와 대등한 외교를 펼쳐 나갈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대한민국의 주권을 당당히 행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의 ‘당당한 외교’ 기조는 당선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박 당선인이 12월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한 시각이 오전 11시(한국 시간)였던 것에 의미를 두는 시각도 있다. 미국 시간으론 오후 9시로 일과 시간 이후였기 때문이다.

당선인 측 한 핵심관계자는 16일 “당선인이 취임 전 4강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 자체가 이들 국가에 당선 승인을 받는 듯한 사대주의적인 시각”이라며 “해당 국가에서 먼저 특사 파견 요청이 오면 협의해 파견하되 일괄 특사 파견은 하지 않겠다는 게 당선인의 생각이고 이런 당당한 외교 기조는 임기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中에 김무성 특사 22일 파견… 시진핑 예방 ▼

 
당선인이 생각하는 당당한 외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주 외교’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당선인 측은 설명했다. 자주 외교가 전시작전권 전환과 같이 미국 중심의 국방과 외교를 갈등을 무릅쓰고라도 전환하겠다는 것이었다면 당당한 외교는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되 모든 국가와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주의의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뜻이라는 것.

당선인은 우리나라의 외교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고 한다.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당선인의 공약 중 ‘동북아 평화 협력구상, 서울 프로세스’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영토·과거사 문제로 막힌 동북아 역내 국가들 간의 안보·경제·사회 협력을 통해 공동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내용이다.
 
남북 관계에만 머물렀던 우리나라의 외교 범위를 확대해 동북아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약이라고 한다. 박 당선인은 15일 유럽연합(EU) 대사 접견 때 “EU 통합을 위해 헬싱키 프로젝트를 시행해 본 경험을 공유해 동북아에서도 EU와 같은 평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는 “정부조직 개편 때 외교통상부를 외교부로 바꾼 것도 점점 확대되는 외교의 전문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중국에 첫 특사 파견

박 당선인은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김무성 전 의원(사진)을 단장으로 한 특사단을 22∼24일 중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당선 이후 공식 특사단을 파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중국 측 요청에 따라 합의에 의해 파견을 하기로 했다”며 “특사단은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예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가장 먼저 특사단을 파견한 배경에 대해 박 대변인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두 차례나 요청이 있었고, 지난해 시 총서기가 세 차례나 박 당선인에게 중국 방문을 요청했는데도 응하지 못한 데 대한 배려 차원도 있다는 해석이다.

특사단에는 외교관 출신의 심윤조 의원, 세계한인무역협회 중국 베이징 한인지회장을 지낸 적이 있는 조원진 의원, 베이징대-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연구한 적이 있으며 대선 기간에 대중 관계 공약을 만들어 온 연세대 한석희 교수가 포함됐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박 당선인의 특사 파견을 주요 기사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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