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한반도 긴장고조로 꽁꽁 묶인 ‘대북 인도적 지원’-동아닷컴
  • 관리자
  • 2013-04-24 0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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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도적 물자 반출 승인 신청에 "사안별 검토중"
北, 인도적 지원 협의 민간단체 제안에 '묵묵부답'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후 끝없이 계속되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도 몇 달째 발이 꽁꽁 묶였다.

24일 대북지원단체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3개 이상의 단체가 영유아용 이유식, 수액제(링거액) 등 기초의약품의 대북 반출 승인을 신청한 상태지만 통일부는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수액제 반출 승인 신청을 한 A단체는 정부의 승인이 나는대로 북한에 물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원래는 지난해 12월 북한에 지원하려고 했던 것인데 장거리 로켓 발사 후 대북제재 결의 강도가 높아 (정부가) 좀 더 기다려달라고 했고, 북한이 핵실험까지 실시해 뒤늦게 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단체는 지난해 12월 장애인용 휠체어와 장비, 의류, 의약품, 식품 등을 북한에 지원하기 위한 승인을 받았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직 못 보내고 있다.

또 C 단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대북 지원) 신청 사실이 공개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 "의약품과 소모품 등에 대한 지원 신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3∼4개 단체가 대북 인도적 지원 물자 반출 승인을 신청했다"며 "지원 품목과 수혜 대상에 대한 효과, 지원의 시급성 등을 기준으로 사안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북지원단체들은 현재 남북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통일부가 물자 반출을 승인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55개 대북지원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의 강영식 운영위원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민간단체가 이달 초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에서 여태껏 답이 없는 상태다.

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올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계획을 협의하자는 내용의 팩스를 이달 초 북측 민화협에 보냈다"며 "북측에서 아직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은 최근까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민화협은 이달 1일 우리 시민단체들에 "반미항전에 함께하자"는 내용의 팩스를 보냈던 대남기구로, 북한에서 남한 민간단체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 간 정치·군사적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하겠다'고 입장을 밝혀왔지만 새 정부 들어 유진벨 재단의 결핵약 지원이 유일한 대북지원이다.

이명박 정부도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면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거의 승인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정부와 민간단체가 북한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은 총 2천575억원 규모로 노무현 정부 시기 이뤄진 1조2천747억원의 20%, 김대중 정부 때 5천829억원의 4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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