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北, 韓美 대화제의 모두 비난하며 책임 떠넘기기-조선닷컴
  • 관리자
  • 2013-04-17 09: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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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무관한 시위 핑계… 적반하장식으로 공격 위협
김정은 모욕에 보복 주장으로 충성 경쟁하는 분위기도 한몫
 
북한은 16일 남한과 미국의 대화 제의를 잇달아 비난했다. 꼬투리를 잡으며 책임을 떠넘기는 수법을 반복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을 겨냥해 "길바닥 강도가 허리춤에 찬 권총을 으스대면서 수작을 거는 것과 같은 그런 대화 타령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이리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미국에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 공갈'의 포기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조성된 대북 제재 국면을 미국의 탓으로 돌리는 궤변으로 대화를 거부했다"고 했다.

북한은 또 이날 국내 보수 단체들의 반북(反北) 퍼포먼스를 문제 삼아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사죄'를 요구하며 '보복 행동'을 위협했다.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을 선언할 때도 국내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 "북이 연간 8700만달러를 벌 수 있는 개성공단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기사들이 나오자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이 앞다퉈 "우리의 존엄을 심히 모독했다"며 폐쇄를 위협하다가 지난 8일 '북 노동자 전원 철수'를 선언했다.

북한이 이런 위협을 할 때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존엄'이다.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북한은 특히 '존엄' 중에서도 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관련된 '최고 존엄'이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곤 했다.
 
 실제 북한은 2011년 5월 국내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썼다는 보도가 나오자 흥분했다. "(남한 정부와) 더 이상 상종하지 않을 것"이란 국방위 대변인 성명(5월 30일)을 시작으로, 남북 간 베이징 비밀 접촉을 폭로한 국방위 대변인 문답(6월 1일), 김관진 국방장관 처형을 요구하며 "전면적 군사 보복"을 협박한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6월 3일) 등이 이어졌다.

앞서 2008년 12월에는 우리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육로 통행을 제한(12·1 조치)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김정은 일가 모욕을 '신성모독'으로 여기는 북한의 체제 특성 때문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선 이런 일이 터지면 많이 분노하고 고강도 보복을 주장할수록 충성심이 높다고 평가받는다"며 "일종의 충성 경쟁"이라고 했다.

이런 북한의 행태에 대해 "충성 경쟁 측면도 있지만, 결국은 남북 관계 파탄의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북한이 남측 언론의 보도나 일부 보수 단체들의 행동에 대해 항상 이런 강도(强度)로 흥분하진 않는다"며 "북한 스스로 대화 타이밍이 아니라고 볼 때 사소한 일도 큰 문제처럼 부풀리곤 한다"고 말했다.

고위 탈북자 A씨도 "북한은 내부적 필요에 따라 긴장 국면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라며 "이럴 때 한국에서 존엄을 모독하는 일이 생기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이 된다"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개성공단을 닫은 건 북인데 최근엔 적반하장격으로 우리를 비난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 전술'로, 아직은 대화할 뜻이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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