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동아닷컴-류길재장관의 동아일보 공동인터뷰-北완제품반출부터
- 관리자
- 2013-05-27 08:58:44
- 조회수 : 2,630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만큼 쉽다. 하지만 그렇게 재개된 개성공단은 미래가 없다. 북한은 당장 입주기업들이 요구하는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을 승인해야 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4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공동인터뷰에서 현재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류 장관이 취임 이후 국내 언론과 심층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다.
류 장관은 북한대학원대 교수를 지낸 북한 전문가로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대담은 박성원 동아일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입주기업의 고통이 늘어나고 있다.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4월 11일 대화 제의 후 한 달이 지났고 5월 14일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했는데도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 입장은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자는 것이다.”
―‘북한이 어느 정도로 나오면 응할 수 있다’는 게 있을까.
“그냥 과거처럼 되돌아가기는 어렵다.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은 입주기업들의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부터 이뤄져야 한다. 입주기업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남북합의서에는 물론이고 북한의 국내법에도 명기돼 있다. 앞으로 북한이 어떤 국가, 어떤 기업과 경협을 하더라도 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조치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지난 3개월간 남북 관계를 평가한다면….
“정부 출범 전부터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신뢰를 쌓고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통일기반을 만들자고 언급해 왔다. 북한의 도발과 부당한 요구에는 강력히 대응하고 억지력을 발동하지만 대화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도발행위를 자행했다. 더구나 개성공단의 경우엔 한국 정부가 국제화 의지를 밝혔는데도 파행으로 몰고 갔다. 안타깝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말하는 신뢰란 무엇인가. 또 박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밝힌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는 어떻게 연동되는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 간 신뢰를 쌓는다는 목표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신뢰는 서로 합의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점에서 확인될 수 있다. 남북 관계가 활성화되면 서로 어떤 것을 통해 신뢰를 확인할지 내용을 만들어갈 것이다. 상대와 협력하면 이득이 많아진다는 점, 또 상대를 건드렸을 때 내게 타격이 온다는 점을 깨닫게 될 때도 신뢰가 형성된다. 아울러 신뢰 형성을 남북 관계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국들과 에너지,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이슈로 협력하는 틀을 만듦으로써 한반도 신뢰·평화의 지평을 동북아로 확장시키자는 것이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다.”
―최근 한국 입국 탈북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국에 정착했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재입북 사례는 늘고 있는데….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북-중 국경통제 강화나 제3국 탈북루트 노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연구가 필요하다. 2만5000여 명의 탈북자 중 상당수는 잘 정착하고 있으나 탈북자가 재입북하거나 외국에서 난민신청을 하는 사례도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기아, 인권침해 등의 고통을 벗어나고자 한국에 왔다. 그러므로 국민의 일원으로 신분을 보장받고 잘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과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만큼 정착에 어려움이 없도록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겠다. 우리 사회도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 여부를 평가해달라. 불안정하다면 대비가 필요할 텐데….
“김정은의 리더십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여러 불안정 요인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다. 북한 정권과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부는 남북한이 협력하고 대화함으로써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대북정책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서는 중국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변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북한과 중국은 참전국의 관계이고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둘 사이의 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한중 관계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중국도 갖게 됐다. 한미중의 3국 공동 대북 압박과 대화전선을 형성해 가야 한다.”
―중국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과 어느 정도까지 공조가 가능하다고 보나.
“지금까지 중국은 북-중 혈맹관계의 틀을 완연히 뒤집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중국과 소통하는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그래서 1.5트랙(반관반민) 대화도 하려고 한다.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도 곧 열린다. 중국도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는 만큼 이런 인식을 토대로 한중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북정책은 국민 공감대 형성과 통일에 대한 합일점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기존 통일교육은 구태의연하고 이념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 가야 한다고 보나.
“일제강점기, 6·25전쟁이라는 민족 수난의 유산이 분단이라는 형태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더 고착되기 전에 분단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국력이 커지고 글로벌 국가로 발돋움함에 따라 역설적으로 통일 문제에 대한 인식은 낮아지고 통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경향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통일이 되는 순간에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통일하지 말자’는 여론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통일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자신의 생활 속 문제라는 점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4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공동인터뷰에서 현재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류 장관이 취임 이후 국내 언론과 심층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다.
류 장관은 북한대학원대 교수를 지낸 북한 전문가로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대담은 박성원 동아일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입주기업의 고통이 늘어나고 있다.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4월 11일 대화 제의 후 한 달이 지났고 5월 14일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했는데도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 입장은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자는 것이다.”
―‘북한이 어느 정도로 나오면 응할 수 있다’는 게 있을까.
“그냥 과거처럼 되돌아가기는 어렵다.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은 입주기업들의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부터 이뤄져야 한다. 입주기업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남북합의서에는 물론이고 북한의 국내법에도 명기돼 있다. 앞으로 북한이 어떤 국가, 어떤 기업과 경협을 하더라도 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조치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지난 3개월간 남북 관계를 평가한다면….
“정부 출범 전부터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신뢰를 쌓고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통일기반을 만들자고 언급해 왔다. 북한의 도발과 부당한 요구에는 강력히 대응하고 억지력을 발동하지만 대화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도발행위를 자행했다. 더구나 개성공단의 경우엔 한국 정부가 국제화 의지를 밝혔는데도 파행으로 몰고 갔다. 안타깝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말하는 신뢰란 무엇인가. 또 박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밝힌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는 어떻게 연동되는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 간 신뢰를 쌓는다는 목표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신뢰는 서로 합의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점에서 확인될 수 있다. 남북 관계가 활성화되면 서로 어떤 것을 통해 신뢰를 확인할지 내용을 만들어갈 것이다. 상대와 협력하면 이득이 많아진다는 점, 또 상대를 건드렸을 때 내게 타격이 온다는 점을 깨닫게 될 때도 신뢰가 형성된다. 아울러 신뢰 형성을 남북 관계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국들과 에너지,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이슈로 협력하는 틀을 만듦으로써 한반도 신뢰·평화의 지평을 동북아로 확장시키자는 것이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다.”
―최근 한국 입국 탈북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국에 정착했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재입북 사례는 늘고 있는데….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북-중 국경통제 강화나 제3국 탈북루트 노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연구가 필요하다. 2만5000여 명의 탈북자 중 상당수는 잘 정착하고 있으나 탈북자가 재입북하거나 외국에서 난민신청을 하는 사례도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기아, 인권침해 등의 고통을 벗어나고자 한국에 왔다. 그러므로 국민의 일원으로 신분을 보장받고 잘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과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만큼 정착에 어려움이 없도록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겠다. 우리 사회도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 여부를 평가해달라. 불안정하다면 대비가 필요할 텐데….
“김정은의 리더십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여러 불안정 요인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다. 북한 정권과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부는 남북한이 협력하고 대화함으로써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대북정책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서는 중국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변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북한과 중국은 참전국의 관계이고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둘 사이의 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한중 관계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중국도 갖게 됐다. 한미중의 3국 공동 대북 압박과 대화전선을 형성해 가야 한다.”
―중국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과 어느 정도까지 공조가 가능하다고 보나.
“지금까지 중국은 북-중 혈맹관계의 틀을 완연히 뒤집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중국과 소통하는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그래서 1.5트랙(반관반민) 대화도 하려고 한다.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도 곧 열린다. 중국도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는 만큼 이런 인식을 토대로 한중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북정책은 국민 공감대 형성과 통일에 대한 합일점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기존 통일교육은 구태의연하고 이념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 가야 한다고 보나.
“일제강점기, 6·25전쟁이라는 민족 수난의 유산이 분단이라는 형태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더 고착되기 전에 분단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국력이 커지고 글로벌 국가로 발돋움함에 따라 역설적으로 통일 문제에 대한 인식은 낮아지고 통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경향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통일이 되는 순간에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통일하지 말자’는 여론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통일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자신의 생활 속 문제라는 점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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