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권대표 성명, 국제사회 조사 요구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이 넘었지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처참한(deplorable)' 수준이라고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 20만명이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고, 수감자들에게는 고문과 성폭행, 강제노동 등 반(反) 인권적인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레이 대표는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서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개선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전세계에서 최악이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는 정당성이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상당히 늦었다"고 말했다.

이날 성명은 유엔인권이사회(UNHDR)의 특별조사팀이 제출한 조사 결과과 함께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탈출한 생존자 2명과의 면담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필레이 대표의 대변인은 전했다.

필레이 대표는 "탈북자들은 국제적인 인권규범과 반대되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고발했다"면서 "정치범 수용소에서 한 여성은 신생아를 나뭇잎이나 낡은 양말을 꿰맨 이불로 덮는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북한이 경범죄에 사형 선고를 계속 내리고 있고, 수년에 걸쳐 남한과 일본 국적 사람을 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이나 로켓발사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들 문제로 인해 처참한 인권상황이 간과돼선 안된다"면서 "인권문제는 모든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네바 주재 북한 유엔 대표부는 필레이 대표의 이런 지적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