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남북, ARF 성명 다음날도 신경전…北리용호 라오스 '빈손' 출국
  • 관리자
  • 2016-07-29 12: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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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성명 질문에 "어떻게 됐는지 다시 알아봐라"…라오스에 항의한듯
외교부 대변인 "수정 있을수 없는 일…국제관행에 부합안해" 

(비엔티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우려를 밝힌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을 두고 남북한이 발표 다음 날인 28일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전 숙소인 라오스 비엔티안의 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ARF 의장성명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성명이 어떻게 됐는지 다시 한 번 알아봐라"라고 말했다.

그는 "라오스 외무성에 가서 다시 좀 알아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나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성명은 아세안 사무국 홈페이지에도 아무런 변경 없이 게재돼 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라오스 측이 의장국의 권위를 갖고 최종적으로 게재한 의장성명을 수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제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RF 의장국인 라오스는 전날 ARF 외교장관회의(26일)의 최종 결과물인 의장성명을 발표하고 아세안 사무국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의장성명은 "장관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한 북한의 2016년 1월 6일 핵실험, 2016년 2월 7일 로켓 발사, 2016년 7월 9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현 한반도 상황 전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북한 측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가장 자신들과 가까운 라오스가 비교적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담은 의장성명을 발표하자 항의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이날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연합뉴스 기자가 "의장성명을 어떻게 봤느냐"고 묻자 다소 굳은 표정으로 답변하지 않았고, 이후 호텔을 나설 때도 "의장성명이 바뀔 가능성도 있느냐", "성명이 불리하게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 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리 외무상이 호텔을 나서기 전 북한 측 ARF 고위관리회의(SOM) 대표인 김창민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외출했다 돌아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측에서 불만을 이야기했을 수는 있지만, 라오스 정부가 이미 공식 (의장성명) 발표라고 했기 때문에 전체 상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의장성명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를 반영하려 시도했으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을 지적하는 언급도 포함되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ARF 폐막 후에도 약 이틀간 라오스에 체류하다 28일 오후 비엔티안 와타이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쿤밍(昆明) 경유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그는 공항에서도 "(회의 기간) 양자회담을 많이 했는데 성과가 있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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