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6일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현 대북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위협은 의지와 능력으로 판단하는데 북한은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의지도 보여주고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는 최소한 본토까지 때릴 능력은 없다"며 "그러나 우리 영토에 대해서는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때리겠다고 위협을 하며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홍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이고, 위협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 제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협 제거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한쪽은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반대쪽은 대화를 통해 외교적으로 푸는 것이고, 그 중간이 제재"라며 "우리가 군사적 조치를 할 수는 없고, 대화는 때가 아니다. 근본적 위협 제거를 위해 우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제재"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지금 대화를 통해 위협을 줄이고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며 "지금은 제재와 압박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민간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시기를 봐야 할 것 같다"며 "인도적 지원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북한인권법이 시행되면 같이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북한 주민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볼 때 잘못 시작하면 북한이 더 반발하고 '인도'자만 들어가도 막아버릴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는 "북중 관계와 한중 관계는 긴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왕이 부장이 '신뢰' 얘기를 꺼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톈안먼 망루까지 올라가서 뭐했느냐'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했기 때문에 분명히 위기이고 고비이지만 잘 넘어갈 수도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것이 다 무너졌다고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외정책은 현실주의에 기초한 것이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비핵화라는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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