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6-11-15 07: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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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동결은 북한에 시간만 벌어줄 수 있어…조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수연 홍국기 기자 =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매우 강력한 대북정책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통일부 주최 한반도 국제포럼 세미나 참석에 앞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아직 구체적인 정책적 요소를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트럼프의 입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북한과 직접대화를 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본다"며 "그보다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트럼프가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어떻게 협력할지는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면서 "대선 기간 중국과 관련한 그의 발언 가운데 상당수는 굉장히 도발적이었으며, 그런 발언들이 대중(對中) 정책에 반영된다면,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매우 어렵게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영리하다면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를 납득시키기 위해 언제나 그들의 능력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힐 전 차관보는 주한미군 방위금분담(주둔비용)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 정부가 상당한 수준으로 방위비 분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미 정부 사이에 오랜 기간 방위비 분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절차가 진행돼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절차가 바뀌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바뀔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고 하자 "핵무기가 확산하는 것은 그 누구를 위해서도 이득이 되질 않는다"며 "트럼프는 선거 기간 단 한 번 관련 언급을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들을 붕괴로 이끄는 일"이라며 그간의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트럼프 새 행정부 사이의 협력 방안에 대해 "트럼프 진영의 주요 인사와 접촉을 시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트럼프는 백악관 신임 비서실장을 임명했고, 외교·안보 관련 인사로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 정보위원장 등이 거론되는 등 차기 행정부 인사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마비 상황을 겪고 있다고 하자 "드라마 같은 정치적 파문이 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도 한국의 내정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세미나에서도 "트럼프 정권이 강력한 한미동맹 없이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은 방위비 분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이것이 마찰의 원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협상의 문을 열어둘 수 있지만,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 시점부터 훨씬 강경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 과정에서 '핵 동결'과 같은 접근을 조심해야 한다"며 "동결은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어떤 미국 대통령도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만든다면 엄청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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