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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한국 관련내용 딱 한 줄이던 네덜란드 교과서를 바꾼 한국대사관
- 관리자
- 2013-12-03 11:21:39
- 조회수 : 3,173
요즈음 네덜란드에서는 한국 관련 기분 좋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교과서 제작 회사들이 한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교과서에 한국의 발전상을 기술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0년대 개발도상국 당시의 모습이 실렸던 한국 관련 사진은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한국의 산업 발전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바뀌어 수록되며 수정판이 발간되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치러지는 졸업시험 준비서에도 한국에 대한 내용이 실림으로써 대학을 갈 고등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지난 10월 28일 네덜란드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는 한국 관련 수업을 시작하기 전 전교생이 태극기를 흔들며 네덜란드 주재 한국대사를 환영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네덜란드에 부임한 후 한국이 이곳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이 놀랐어요. 상당한 무역량과 교류를 진행하는 우호국임에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더군요. 한국을 알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는데 제가 네덜란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이유를 거꾸로 생각해 보니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더라고요. 그래서 네덜란드 교과서에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를 보게 되었어요. 참으로 참담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기철(56) 네덜란드 주재 대사는 대사관이 교과서 기술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네덜란드 교과서 시장은 자율선택제다. 정부의 검정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도, 교과서 내용에 대한 특별한 검증 과정도 없다. 교과서 제작사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명성 있는 집필자를 섭외하여 교과서의 신뢰도를 높인다. 많은 학교에서 선택되는 교과서가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수요와 공급을 통해 시장에 맡겨지는 철저한 자율선택제가 네덜란드 교과서 시장이다. 한국과는 다른 교과서 시장 상황을 정확히 진단한 한국대사관은 개별 교과서 제작사를 설득하며 한국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기술토록 하는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간 네덜란드 교과서 기술 내용 중 동아시아 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세계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교과서 지면 12쪽을, 네덜란드와 수교한 지 100년이 넘는 일본은 4쪽의 지면을 할애하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기술돼 왔을까? 답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한국은 1쪽도 아닌 한 줄 정도로 기술되어 있는 교과서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과서 기술 내용에 대해 아쉽게도 한국은 그 어디에서도 개선 노력을 한 적이 없다.
네덜란드 교과서 제작사들이 한국대사관의 설득에 따라 한국의 발전상을 넣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는 뭘까?
이 대사는 “처음이 상당히 어려웠어요. 한국과 달리 검정이 아닌 자율선택제인 교과서 시장이라 개별 교과서 회사를 모두 접촉해야 했습니다. 물론 각 교과서에 한국이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를 알기 위해 모든 교과서의 내용을 검토해야 했고요”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 한국 관련 수업의 교재 제목은 ‘우리의 대한민국’
“네덜란드어로 기술되어 있는 교과서의 내용을 출판사별로 검토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어요. 생각 끝에 현지에 살고 있는 교민들과 소통을 시작했지요. 네덜란드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교과서 사업에 대한 구상과 진행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교민들은 너무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고 심지어 네덜란드어를 번역해주는 일과 네덜란드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 제공을 해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생기더군요.”
한국인들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네덜란드 교과서 제작사 담당자들도 한국대사관의 교과서 기술 사업에 대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필자는 네덜란드 교육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많은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데, 한국대사관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전해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등학교 전문 교과서 제작회사인 즈봐이슨(zwijsen)의 얀 판 봔데른(Jan van Wonderen) 교과서 제작 담당자는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정부에서 네덜란드 교과서 내용을 검토하고 내용을 보강하기 위해 이토록 애를 쓴 사례는 어느 나라에서도 없었던 일이다”라며 한국대사관의 노력에 경의를 표했다.
네덜란드 3대 교과서 제작사이며 올 9월 고등학교 수험서에 한국의 발전상을 기술하기 시작한 놀드호프(Noordhoff)사의 교과서 제작 담당자 도널스 스탈(Donald Staal)은 “올해가 한국전쟁 정전 60년이 되는 해였다. 한국에 대해 남북의 분단에 초점을 두었던 교과서 제작업체들의 인식은 한국대사관의 노력으로 분단국가를 넘어 폭넓게 한국을 이해하여 교과서에 기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교과서 제작회사가 한국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큰 외교 성과임이 분명하다.
올해 2월 네덜란드의 유명 매체인 ‘엘스피얼(Elsevier)’에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의 대한민국(Ons Korea)’이라는 제목의 한국 특별판을 발행하였다. 이 책에는 정전 이후 전개된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 한국의 경제 발전상과 남북문제 등 한국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다.
특별판의 제목 ‘우리의 대한민국’은 가치와 이익의 공유국인 한국과 네덜란드가 정치와 경제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자는 뜻에서 지어졌다. 이 제목은 이기철 대사를 인터뷰하러 왔던 매체 담당자가 인터뷰를 통해 착안한 것이라고 책의 서문에 쓰여 있다. 한국 관련 수업을 위한 교재 제목을 ‘우리의 대한민국’으로 정한 것도 이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의 대한민국’이라는 교재로 첫 수업을 시작한 네덜란드 호르쿰의 레흔보흐 초등학교 8학년 이더르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세계지도에서 한국을 찾아보며 자신들의 조상인 하멜이 그 옛날 이렇게 멀리 떨어진 한국의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을 신기해 했다. 이제 이곳에서는 더 많은 이더르가 한국에 대해 알아갈 것이다.
교과서를 통한 한국 알리기의 성공적인 첫발을 뗀 네덜란드의 사례가 다른 나라로도 확대되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교민으로서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네덜란드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면서 교과서 내용 개정이라는 어려운 작업을 해낸 한국대사관 외교관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1970년대 개발도상국 당시의 모습이 실렸던 한국 관련 사진은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한국의 산업 발전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바뀌어 수록되며 수정판이 발간되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치러지는 졸업시험 준비서에도 한국에 대한 내용이 실림으로써 대학을 갈 고등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지난 10월 28일 네덜란드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는 한국 관련 수업을 시작하기 전 전교생이 태극기를 흔들며 네덜란드 주재 한국대사를 환영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네덜란드에 부임한 후 한국이 이곳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이 놀랐어요. 상당한 무역량과 교류를 진행하는 우호국임에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더군요. 한국을 알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는데 제가 네덜란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이유를 거꾸로 생각해 보니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더라고요. 그래서 네덜란드 교과서에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를 보게 되었어요. 참으로 참담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기철(56) 네덜란드 주재 대사는 대사관이 교과서 기술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네덜란드 교과서 시장은 자율선택제다. 정부의 검정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도, 교과서 내용에 대한 특별한 검증 과정도 없다. 교과서 제작사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명성 있는 집필자를 섭외하여 교과서의 신뢰도를 높인다. 많은 학교에서 선택되는 교과서가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수요와 공급을 통해 시장에 맡겨지는 철저한 자율선택제가 네덜란드 교과서 시장이다. 한국과는 다른 교과서 시장 상황을 정확히 진단한 한국대사관은 개별 교과서 제작사를 설득하며 한국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기술토록 하는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간 네덜란드 교과서 기술 내용 중 동아시아 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세계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교과서 지면 12쪽을, 네덜란드와 수교한 지 100년이 넘는 일본은 4쪽의 지면을 할애하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기술돼 왔을까? 답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한국은 1쪽도 아닌 한 줄 정도로 기술되어 있는 교과서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과서 기술 내용에 대해 아쉽게도 한국은 그 어디에서도 개선 노력을 한 적이 없다.
네덜란드 교과서 제작사들이 한국대사관의 설득에 따라 한국의 발전상을 넣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는 뭘까?
이 대사는 “처음이 상당히 어려웠어요. 한국과 달리 검정이 아닌 자율선택제인 교과서 시장이라 개별 교과서 회사를 모두 접촉해야 했습니다. 물론 각 교과서에 한국이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를 알기 위해 모든 교과서의 내용을 검토해야 했고요”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 한국 관련 수업의 교재 제목은 ‘우리의 대한민국’
“네덜란드어로 기술되어 있는 교과서의 내용을 출판사별로 검토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어요. 생각 끝에 현지에 살고 있는 교민들과 소통을 시작했지요. 네덜란드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교과서 사업에 대한 구상과 진행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교민들은 너무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고 심지어 네덜란드어를 번역해주는 일과 네덜란드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 제공을 해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생기더군요.”
한국인들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네덜란드 교과서 제작사 담당자들도 한국대사관의 교과서 기술 사업에 대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필자는 네덜란드 교육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많은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데, 한국대사관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전해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등학교 전문 교과서 제작회사인 즈봐이슨(zwijsen)의 얀 판 봔데른(Jan van Wonderen) 교과서 제작 담당자는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정부에서 네덜란드 교과서 내용을 검토하고 내용을 보강하기 위해 이토록 애를 쓴 사례는 어느 나라에서도 없었던 일이다”라며 한국대사관의 노력에 경의를 표했다.
네덜란드 3대 교과서 제작사이며 올 9월 고등학교 수험서에 한국의 발전상을 기술하기 시작한 놀드호프(Noordhoff)사의 교과서 제작 담당자 도널스 스탈(Donald Staal)은 “올해가 한국전쟁 정전 60년이 되는 해였다. 한국에 대해 남북의 분단에 초점을 두었던 교과서 제작업체들의 인식은 한국대사관의 노력으로 분단국가를 넘어 폭넓게 한국을 이해하여 교과서에 기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교과서 제작회사가 한국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큰 외교 성과임이 분명하다.
올해 2월 네덜란드의 유명 매체인 ‘엘스피얼(Elsevier)’에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의 대한민국(Ons Korea)’이라는 제목의 한국 특별판을 발행하였다. 이 책에는 정전 이후 전개된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 한국의 경제 발전상과 남북문제 등 한국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다.
특별판의 제목 ‘우리의 대한민국’은 가치와 이익의 공유국인 한국과 네덜란드가 정치와 경제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자는 뜻에서 지어졌다. 이 제목은 이기철 대사를 인터뷰하러 왔던 매체 담당자가 인터뷰를 통해 착안한 것이라고 책의 서문에 쓰여 있다. 한국 관련 수업을 위한 교재 제목을 ‘우리의 대한민국’으로 정한 것도 이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의 대한민국’이라는 교재로 첫 수업을 시작한 네덜란드 호르쿰의 레흔보흐 초등학교 8학년 이더르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세계지도에서 한국을 찾아보며 자신들의 조상인 하멜이 그 옛날 이렇게 멀리 떨어진 한국의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을 신기해 했다. 이제 이곳에서는 더 많은 이더르가 한국에 대해 알아갈 것이다.
교과서를 통한 한국 알리기의 성공적인 첫발을 뗀 네덜란드의 사례가 다른 나라로도 확대되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교민으로서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네덜란드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면서 교과서 내용 개정이라는 어려운 작업을 해낸 한국대사관 외교관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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