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김정은 세습 2년] 北 시장경제 실험에 물가·환율 폭등… 월급 100배 오른곳도-조선닷컴
  • 관리자
  • 2013-11-12 09: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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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民心·外資 두토끼 잡기 경제개혁, 기득권층까지 반발

집권 후 경제개혁 '6·28 조치' - 中 1980년대式 경제 따라하기
국경지역 쌀 며칠새 40% 급등, 기대 못미친 '절반의 실패'로

지역별 소득차 北高南低 심화 - 中국경쪽이 南쪽보다 더 벌어
스키장·놀이공원 건설 힘쓴건 장롱속 20억달러 노렸을 수도

지난해 8월 28일 북·중 국경 도시 양강도 혜산에서는 불과 며칠 새 1㎏당 5000원이던 쌀값이 7000원으로 40% 뛰었다. 북한 원·중국 위안(元)화 환율도 이날 850원 안팎에서 1100원까지 치솟았다. 북한판 '검은 화요일'이었다. 이유는 2개월 전 실시한 경제개혁·개방 조치인 '6·28 조치' 때문이었다.

북한 김정은은 경제 단위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는 이 조치를 통해 '민심(民心)'을 얻고, 특구(特區) 개방을 통해 '외자(外資)'를 유치하는 것을 경제정책의 양대 기조로 삼았다. 자신의 지배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현재로선 둘 다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가·환율 폭등 부른 '6·28 조치'

6·28 조치는 일부 시범 기업소·협동농장 등에 자율적으로 생산 계획을 짜도록 하고 수익에 따른 분배를 허용했다. 국가 배급제를 없애는 대신 생산 수익에 따라 월급을 최고 100배까지 올렸다. 북한 입장에서는 혁신적인 조치였다. 이 조치가 실시되면서 통화팽창 우려가 커졌고 그 결과 물가와 환율이 폭등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올 들어서도 이 조치를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북한 소식통은 11일 "최근에도 함경북도에 있는 무산광산,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노동자들에게 기존 3000~4000원이었던 월급을 대폭 인상해 30만원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올 3월에는 평양의 가구 공장과 타조 농장 등에서 월급을 100배 올렸다"며 "설마 그렇게 주겠느냐고 했는데 실제 지급이 돼서 놀랐다"고 말했다.
 
평양기초식품공장의 손현철씨는 "일한 만큼 더 받는다고 하니까 더 많이 일해야 된다는 열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총련계 조선신보는 전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결과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오면서 지난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와 비슷한 내부 혼란을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당·군의 기득권층도 개혁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 통제가 힘들어지고 군용 물자 조달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일단은 '절반의 실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중국이 1980년대에 시행했던 '사회주의 상품 경제'체제를 따라 하고 있지만 정치·경제적 요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설계도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어정쩡한 시장경제 도입 실험을 하다 보니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평북, 함북 등 북·중 국경 지대는 잘살고 황해도, 강원도 등 남북 접경 지역은 못 사는 '북고남저(北高南低)'와 계층별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놀이장 건설은 민간 외화 끌어내기용?

6·28 조치와 함께 김정은 시대 또 다른 '야심작'은 놀이공원 건설이다. 김정은은 평양에 문수물놀이장, 능라인민유원지, 미림승마구락부 등을 세웠고 원산에는 마식령스키장의 연내 건설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민의 생활 향상이라는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책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약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내 '장롱 속 달러'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놀이 시설 등을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 놀이 시설들이 김정은 시대 신(新)주류로 부상한 훈척(勳戚) 연대 세력의 돈벌이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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