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6-15 07: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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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핵실험 준비 상황서 中 거부권 우려…美中 협력가능 영역"
中 "대만문제 잘못 처리하면 파괴적 영향…美 오판말라"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급 외교·안보 책사가 제3국에서 만나 북핵 문제와 대만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두 사람은) 미·중 관계의 핵심 이슈뿐 아니라 여러 지역 및 국제 안보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간 경쟁 관리를 위해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도 양측 간 접촉과 대화를 강화해 오해와 오판을 줄이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통제하는데 두 사람이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3월 설리번-양제츠 간 로마 회동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에 통화가 이뤄진 바 있어 이번 회동이 정상 간 소통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예고 없이 4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제재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잠재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거부권이 행사된 것에 대해서 특히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은 각 측의 입장과 현 상황을 보는 방식에 대해 밝혔다"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해 제재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인의 중국 내 구금 문제 등도 제기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중국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또 한 번 대만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높였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주권 수호와 영토 보전에 대해 조금도 모호함이 없고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중국은 타국의 내정 간섭을 용납하지 않으며, 중국의 국가 통일을 가로막고 파괴하는 어떠한 행위든 반드시 철저히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가 전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 처리하면 파괴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이 위험은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하려 하고, 대만 당국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는 것에 따라 계속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어떠한 오판과 환상도 갖지 말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공동성명 등) 규정을 반드시 엄수하고, 반드시 신중하고 적절하게 대만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은 또 신냉전, 중국의 체제 변화, 반중 동맹 강화 등을 추구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는 등 이른바 '4불(不)-1무(無)'의 뜻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누차 말했지만,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중국 압박을 강화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미 관계가 중요한 기로에 와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4불-1무' 의사를 행동으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미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이번 만남은 미국이 안보 및 경제 차원에서 대(對)중국 포위 전략에 다시 고삐를 죄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놓고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은 지난달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킨 데 이어 대중국 전략을 발표하고 중국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했다.
앞서 미중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회담했으나 대만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미 고위 당국자는 "중국 문제에 대한 미국의 목표는 양측이 서로의 의도와 우선순위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잘못된 의사소통을 피하고 위험을 줄이면서 건강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관계를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양 정치국원과 회동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 가능성도 미국 내에서 제기된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지금까지 4차례 화상 회담 또는 전화 통화로 접촉한 바 있으나 대면 회담은 아직 없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시 주석이 2월 베이징올림픽 기간을 제외하고는 정상 간 대면 외교를 2년 이상 중단하고 있어 화상 회담이나 전화 통화가 추진될 수도 있어 보인다.
미 고위 당국자는 미중 정상 간 회담이나 통화가 논의됐는지를 묻는 말에 "수개월 내 (양국 고위 인사 간) 추가적인 만남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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