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평양대학서 '김정은 타도' 낙서 발견… 北, 발칵"
  • 관리자
  • 2012-02-13 09:38:26
  • 조회수 : 3,981
 


 

윤상현 의원 "北, 김정은 집권 후 '김씨왕조' 권위 도전 늘어"

작년 10월 함경북도 회령의 김정숙(김정일 생모) 동상과 같은 해 4월 평양의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탑 등 북한 정권의 대표적 우상화 상징물들이 훼손된 것을 비롯, 북한에서 반(反)체제 사건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12일 국내외 정보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김정은 정권 출범을 전후해 김일성 일가의 권위를 부정하는 사건들이 점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작년 2월에는 평양 만경대의 문짝이 도난당했다.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는 북한 최고의 성지(聖地)다. 김정일의 최측근이던 주상성 인민보안부장(경찰청장)이 작년 3월 전격 해임되는 데에도 이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에는 주요 대학과 시장 주변에 '세습은 사회주의에 대한 배신이다' '김정은을 타도하자'라고 쓴 낙서들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작년 6월 평양철도대학 등에서 김씨왕조를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돼 공안 당국이 발칵 뒤집혔다"고 했다. 사건 직후 북한은 주요 대학들에 10개월 휴교령을 내렸다. 소식통은 "표면적으로는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대학생들을 공사판에 동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학생 소요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2009년 11월 화폐개혁 실패 이후에는 주민들이 북한 공권력의 부당한 처사에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시장 상인들이 단속원들의 과잉 단속과 횡포에 맞서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는 것은 다반사고, 단속원들이 폭행·살해당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공공시설에 대한 방화와 습격 사건도 작년 7월에 집중됐다.

윤상현 의원은 "반체제 사건들이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권력층 안에서는 김정은의 권력 장악이 비교적 탄탄하지만 일반 주민들의 충성은 아직 미약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경제난과 사회 양극화가 주민들의 불만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화여대 조동호 교수)도 나온다.

최근 김정은의 행보도 북한 내부의 심각한 사정을 간접 반영한다는 평가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100일이 지날 때까지 공개활동을 자제했지만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보름 만에 숨가쁘게 군부대 시찰에 나섰다"며 "주민들에게 군대의 충성심을 보여주는 일이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일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체제적 움직임들이 아직 조직화된 단계는 아니다. 즉흥적·산발적이고 평양에 본격 상륙하지도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평생에 걸쳐 구축한 3중, 4중의 감시·통제망과 공안기구들이 건재하는 한 일부 저항이 있다 해도 체제 유지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김일성 동상의 한쪽 팔이 절단된 사건(1991년 10월 신의주), 공장에 걸려 있던 김일성 대형 초상화가 불탄 사건(1994년 12월 신의주), 김일성 영생탑 파괴 사건(1997년 4월 원산조선소) 등이 있었지만 체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중앙일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