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북한과 단교하라" 말레이시아 내각 장관들 동시다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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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6 13: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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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내각의 장관들이 북한과의 외교관계 재검토를 동시다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북한 측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를 이용해 암살하고도 발뺌으로 일관하는데 대해 더는 용납해선 안 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말레이 당국의 공식적인 단교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지난 24일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6일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나즈리 압둘 아지즈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은 전날 페락주(州)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에 어떤 이득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북한과 단교한지 5년이 넘었지만 어떤 문제도 겪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흐 오마르 주택·지방정부부 장관과 마지르 할릿 교육부 장관, 히사무딘 후세인 국방부 장관 등 다른 장관들도 비슷한 시각 말레이시아 전국 각지에서 북한과의 외교관계 재검토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무스타파 모하메드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북한 대사는 우리나라의 내정에 간섭했다"고 비판했고, 하이리 자말루딘 청소년·체육부 장관은 "차기 내각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강철 주말레이시아 대사는 지난 17일과 20일 두 차례 기자회견하고 말레이시아가 한국 등 적대세력과 야합해 이번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초기부터 북측을 여러 모로 배려했음에도 적반하장격 비난이 쏟아지자 말레이시아 사회의 대북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

건설·철강산업 현장에서 북한노동자 80여명이 근무하는 등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사라왁주(州)의 아방 조하리 오펭 주총리도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결정권을 넘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25일 오전 김정남이 독극물 공격을 받은 장소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KLIA2)에서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째 현장검증을 했다.

이번 현장검증은 내외신의 취재를 피하려고 사복을 입은 경찰관이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현장검증과 달리 피의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수사절차가 마무리된 뒤 시신을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자료사진]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의 대사관 밖에서 기자회견 중 땀을 닦고 있다. [AFP=연합뉴스자료사진]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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