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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15 11: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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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언론에 보도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민감한 내용을 다룬 보도가 삭제되거나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당국은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중 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내부 입장이 정리되기 전까지 북한 관련 민감한 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중국 관영 언론과 민영 언론 사이트를 검토한 결과, 김정남 피살과 관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도와 피살 원인 등을 다룬 추측성 보도 등이 삭제되거나 접속이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언론은 전날 오후 한국 매체들이 김정남 피살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한 뒤 신화통신이 영문으로 긴급 1보를 타전하긴 했으나 이후 보도는 수 시간이 지나셔야 한국 매체를 인용해 사실 위주로 간략히 보도했다.
이후 홍콩 봉황망(鳳凰網)과 중국 왕이망(網易望) 등에 올라왔던 김정남-김정은 불화 보도는 나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등 중국 내에서 김정남 피살 관련 보도를 통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반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해오던 중국 CCTV 또한 이날 오전 뉴스에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병원 이송도중 숨졌다"며 간략히 보도하는 데 그쳤다.
봉황망과 왕이망 등 민영 언론사에는 김정은과 불화설과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관계 등을 소개한 속보가 다시 보도되고 있지만, 관영 언론에는 여전히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에는 '김정남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엄청난 추측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라는 제목의 논평이 게시됐다가 8시간째 관련 논평의 접속이 차단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북한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국제사회의 공분이 증폭되면서 테러, 인권 등의 측면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동남아와 마카오 등을 오간 김정남의 보호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한이 이번 사건과 관련됐다는 것이 확인되면 더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중국의 보도 통제는 이런 배경 아래 내부적 입장이 정리되기 전까지 공식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이 김정은을 희화화한 '진싼팡'(金三반<月+半>·뚱보 3세)이라는 단어 검색을 포털에서 금지한 적이 있듯이 북한 관련 민감한 사안은 일정 부분 보도가 통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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