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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15 11: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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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로 중국을 당혹하게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북중관계에 김정남 살해 악재까지 겹쳤다.
아직 김정남 피살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의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배후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중관계가 더 깊은 수렁 속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만류에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중국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의 신변 보호를 받았던 '친중파' 김정남이 살해됐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암살 배후가 북한으로 판명나면 중국의 대응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갑작스러운 김정남의 피살 소식에 적지 않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피살 장소가 말레이시아로 중국의 영토는 아니기는 하지만, 그동안 김정남은 '중국이 보호하고 있다'는 암묵적인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김정남을 암살했다면 이는 중국 정부에 대해 '김정은 체제를 얕보지 말라'는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중국으로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중국 소식통은 "김정남 피살은 중국 정부로서도 당혹스러울 것"이라면서 "중국과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대외적으로 말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북·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북한 정권을 흔들기 더욱 어렵고 핵 및 미사일 개발을 막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핵 및 미사일 시험을 지속해 북·중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김정남은 북한 인사 중에서 대표적인 친중파라 그동안 중국이 우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유고 시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한 '대타 요원'으로 김정남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마카오 등에 있다는 소문 또한 이런 배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김정남 피살로 중국은 중요한 카드 한 장을 잃어버린 셈이 됐다.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의 후견인 역할을 하던 '친중파' 장성택이 2013년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처형된 것도 김정남의 존재와 무관치 않다는 소문이 있었다.
김정남은 2010년에도 북한의 정찰총국 요원에 의해 중국에서 암살당할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은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내에서 이런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뒤 김정남을 보호해왔다.
그러나 2011년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남은 2012년 말부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비난 강도를 높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언론 성명에도 동참한 중국은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까지 겹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가장 친밀했던 장성택이 2013년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처형되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급격히 줄인 사례를 보듯이 김정남 피살 사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겹치면서 석탄에 이어 석유까지 다양한 분야로 대북 수출품과 지원 물자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계기로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과 북한 당국이 다양한 우호 행사를 벌이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왔던 것도 최근 일련의 사태로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중간에 최고위급 인사 교류를 힘들어질 거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김정남을 누가 왜 죽였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말레이시아 당국이 암살됐다고 결론을 내리면 이런 범죄 행위는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멸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암살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21세 문명사회에서 이런 잔인한 정치적 수단은 역사박물관에나 가야 한다"면서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북한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국제사회 평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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