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성김-최선희 담판 종료…이제 공은 '폼페이오-김영철'에 갔다
  • 관리자
  • 2018-05-31 0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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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 대(對) CVIG' 논란·북한의 先 핵무기반출 폐기가 관건
"좋은 신호 오갔을 것…뉴욕 고위급 회담서 의제 가닥잡힐 것"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의제협상' 대표…성 김 vs 최선희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의제협상' 대표…성 김 vs 최선희사진은 이번 실무회담에 참가한 미국 측 협상단 대표 한국계 성김(왼쪽)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2016년 9월 13일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017년 10월 20일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참석한 모습. 2018.5.28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사전 조율을 위한 판문점 협상이 27일 본 회의후 이틀간 휴지기를 거쳐 30일 두 번째 회의를 끝으로 종료됐다.

북미 판문점 협상에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수석대표로 북미 양측은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라고 할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베이징(北京)을 거쳐 30일 뉴욕으로 향한 점에 비춰볼 때 성 김-최선희 판문점 협상은 최종 담판을 앞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시 말해 성 김-최선희 라인에서의 '최대치'를 판문점 협상에서 논의했으며, 다시 김영철-폼페이오 라인에서 핵심 의제에 대한 담판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바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핵심은 비핵화에 대한 북미 양측의 입장 정리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초점을 맞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이 상응조치로 요구해온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체제안전보장'(CVIG)이 어떤 수준에서 논의됐는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CVID와 관련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 차원에서 핵무기 일부 반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주장해왔고, 북한은 그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보여 양측이 어떤 합의를 끌어냈는 지가 주목된다.

아울러 '보유 핵무기' 폐기와 검증까지 포함해 비핵화의 일괄적인 타결을 주장해온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는 물론 그에 상응한 동시적 조치를 요구해온 북한이 어떻게 접점을 찾아 로드맵을 마련했는지도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외교가에선 북미 양측이 근래 부쩍 유연한 제스처를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진전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단계적 조치를 염두에 둔 일괄타결을 언급했는가 하면 북한 역시 '통 큰' 비핵화 조치를 시사하고 있어 접점 마련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완전한 비핵화 선언과 분명한 비핵화 조치, 그에 이은 사찰·검증으로 짜일 북한 비핵화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인 사찰·검증 작업과 관련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영철 뉴욕으로 출발‥ 폼페이오와 최종 조율 예상
김영철 뉴욕으로 출발‥ 폼페이오와 최종 조율 예상(서울=연합뉴스) 북한의 대표적 정보라인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이 30일 베이징에서 미국 뉴욕으로 출발했다.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5.30 [EPA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울러 그런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구체적인 CVIG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미 대통령를 포함해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말한 바 대로 대북 제재 완화·해제를 비롯해 국가 재건을 위한 '경제적 보상',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북미 상호 불가침 선언, 북미 수교 등이 CVIG의 방안으로 거론됐음직하다.

이 같은 미국의 카드가 얼마나 북한의 체제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냐가 합의의 관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이번 북미 합의에서는 일정한 이행 기한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애매모호한 약속보다 진정성을 보증하기 위해 3개월, 6개월 이내의 핵폐기·사찰 이행 등을 포함한 안을 미국이 제시했을 것으로 본다"며 "물론 이에 대한 체제보장 관련 논의도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미국이 핵무기든 미사일이든 특정한 목록을 제시하며 '우선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것만이라도 들어내자'고 북한에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을 경유해 미국 뉴욕으로 향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현지시간으로 이르면 30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 고위급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완전한 비핵화' 선언 의지는 물론 핵무기 및 ICBM 폐기 이행 로드맵을 밝히고, 폼페이오 장관 역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공개함으로써 최종 담판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족할만한 성과가 도출되면,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김영철 부위원장 접견이 이뤄질 것이고 그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김준형 교수는 "판문점 회동은 중요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진의를 확인하는 차원일 것"이라며 "일단은 그 확인이 잘 이뤄지고 북미간 좋은 신호가 오갔기 때문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뉴욕에 가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서 큰 부분의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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