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연합훈련 축소·조정 불가피…한미 국방장관, 계속 논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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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2 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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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도 원론적 입장 표명…"전작권 전환되기 전까지 조건 충족돼야"
악수하는 한미 국방장관
악수하는 한미 국방장관(서울=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0.2.25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1일 한미연합훈련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 감축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진행된 양국 국방장관의 이날 전화통화(회담)는 어느 때보다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들은 양국의 최대 국방현안으로 꼽히는 사안들이다.

게다가 연합훈련(연합지휘소훈련)과 방위비 협상은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한국시간 오전 7시부터 50분간 진행된 전화 회담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계속 협의하기로 하는 등 원론적 입장 표명 수준에 그쳤다는 관측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 장관 전화 회담에서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에 대해서도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선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시행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시행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하반기 연합훈련에 대해 내달 10~15일 사이에 시작해 2주가량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를 해왔다. 이번 훈련에서는 특히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기로 양국이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은 이번 훈련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FOC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미측에 전달했다. 반면 미측은 연합방위 및 대비태세 점검이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본토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규모 증원 인력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어려워 축소 시행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양국 군은 하반기 연합훈련은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훈련 시점도 내달 중순에서 9월로 연기하는 방안까지 열어놓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훈련 축소·조정 불가피…한미 국방장관, 계속 논의키로 - 2

FOC 검증을 위해서는 미국 본토에 있는 현역과 예비군이 한국에 와야 하는데 미국 내에 확산하는 코로나19로 증원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 얼마나 동원할 수 있을지 정해져야 훈련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도 결정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한국군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올해 하반기 FOC 검증을 하고, 내년에 최종 단계(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거쳐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미 연합훈련(PG)
한미 연합훈련(PG)[정연주,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지금까지 주한미군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8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74명인데, 4월 17일 이후 주한미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해외에서 입국했다.

미국 본토에서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한 해외 유입 미군 확진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한 미측의 입장 표명 여부도 관심사였다.

미국 언론은 지난 3월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미측과 주한미군 규모 조정 문제 등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고 했으나, 주한미군 감축설은 끊이질 않고 제기되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과 연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국방부는 양국 장관 전화 회담 후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대 언론 설명)을 자청해 한미 장관은 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양 장관이 이 문제를 논의했다면 실제 감축 가능성을 놓고 협의가 시작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사전에 이런 관측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규모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 측이 미국의 입장을 떠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미는 오는 10월 중 안보협의회(SCM)에서 다양한 국방 현안을 논의하기로 해 이 회의에서 미국의 입장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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