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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09 06: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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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국군 전사자의 딸이 유전자(DNA) 시료를 제공하고 9년을 기다린 끝에 생전 얼굴도 보지못했던 아버지의 유해를 찾았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13년 9월 25일 강원도 양구 월운리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문장춘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2011년 6월 전사자 딸인 문경숙(70) 씨가 아버지 유해를 찾고자 DNA 시료 채취를 한 지 9년 만으로, 2000년 4월 유해 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154번째 신원 확인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발굴된 유해에서 채취한 DNA 시료와 보관 중인 DNA 시료를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으로 비교·분석한 끝에 부녀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 일병은 1922년 6월 부산 동래구에서 4남 3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22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일을 하며 가장 역할을 맡게 된 그는 그 후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1950년 8월 네 살배기 아들과 뱃속에 있던 딸을 남겨둔 채 참전했다.
고인은 미 2사단 카투사(추정)로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해 피의 능선 전투(1951.8.18∼9.5)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의 능선 전투는 미 2사단 9연대와 국군 5사단 35·36연대가 북한군이 점령한 양구 방산면 일대의 고지를 탈환한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전사한 문 일병은 62년이 지나서야 팔, 다리, 갈비뼈 유해 몇 점이 발굴됐다. 이 밖에 M1 탄두와 탄피가 현장 유품으로 발견됐다.
딸 경숙 씨는 "유복녀로 태어나 평생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살아왔다"면서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감격스러워 눈물도 나고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과 협의해 오는 12일 경남 김해에서 문 일병 귀환 행사를 진행하고, 이후 안장식을 치른 뒤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6·25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 DNA 시료 채취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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