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잇단 악재로 꽉 막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 관리자
  • 2020-12-17 09: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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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코로나19·공무원 피격사망 등 여러 변수 뒤엉켜
북미관계 출구전략 긴 호흡 필요…남북관계 반전 가능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올해 남북미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있어 한치의 진전도 보지 못했다.

미국 대통령선거로 인한 불확실성처럼 예정된 걸림돌도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수해, 서해상 공무원 피격사망 사건 등 예상 밖 악재들에도 발목이 잡힌 한해였다.

먼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기본축인 남북관계는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서서히 식어오다 올해 들어서는 아예 얼어붙었다.

지난 6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협력의 상징이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냉각된 남북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었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남북관계는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지난 9월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또다시 경색됐다.

하지만 남북관계 교착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코로나19였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와의 교류를 아예 단절했다. 올여름 장마와 태풍이 연이어 닥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방역 문제를 이유로 수해 복구 지원마저 거부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 이후에는 국경 봉쇄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북한은 되려 방역 수준을 '초특급 단계'로 격상한 채 내년 1월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적 단기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80일 전투'를 강행 중이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에 사활을 걸면서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마저 올스톱됐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PG)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PG)[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북미관계도 올 한해 표류를 거듭했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이뤄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을 마지막으로 북미는 올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10월의 서프라이즈'로 북미정상회담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도 잠시 나왔으나 현실이 되진 않았다.

당장 북미관계의 출구 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무엇보다 내년 새로 출범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기조가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았고, 북한 역시 최소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 전까지는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은 채 대미전략 준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북미관계가 긴 호흡으로 흘러갈 경우 남북관계는 반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 바이든 정부와 대화가 어렵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이 지속되면 출구전략으로 남북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또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지는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하고,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직후엔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대남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10·10 열병식 연설에서도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고 언급하는 등 남북관계를 관리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미국을 향해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는 여전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7월 10일자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완쾌를 기원(10월 3일 공개된 김정은 위원장 위로전문)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이전의 모습이다. 북한은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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