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1-02 07: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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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국제안보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의 외교 수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고리로 양측 결속을 강조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외무부 리셉션하우스에서 3시간 이상 '전략적 대화'를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과 특수서비스(안보 분야) 사이에 매우 긴밀한 관계가 구축됐다"며 "이는 우리와 당신의 국민을 위한 중요한 안보 목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는 북한의 원칙적인 입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현명한 영도 아래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승리의 그날까지 언제나 러시아 동지들과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김정은이 "러시아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성전'을 일관되고 강력하게 지지·성원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은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는 북한군 파병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는 의혹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병력을 파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 회담은 미국에서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가 열린 다음 날 개최됐다. 미 정부는 러시아 쿠르스크에 북한군 8천명이 배치돼 훈련받고 있으며 수일 내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외무상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로 인해 한반도가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며 "정세가 언제든 폭발적으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미가 북한에 대한 핵 사용을 목표로 한반도에서 모의 훈련을 여러 차례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현대적인 전략공격 무력을 계속 강화하고 핵 대응 태세를 더욱 완벽히 갖출 것이 요구된다면서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임을 확언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핵무기 등 첨단 군사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 가운데 핵 개발 의지를 공언했다. 북한은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을 발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은 이날 회담 의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군 파병으로 인한 국제사회 반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조율하고 파병으로 북한이 받을 대가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외교장관 간의 회담인 만큼 구체적인 군사협력 방안은 다루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 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 방안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 외무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가 정치·외교적으로 공동 대응할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푸틴과 김정은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이 "복잡한 국제 정세에서 그 의의는 나날이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러 관계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이날 조약 합의 이행에 관한 공통된 이해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북러조약에는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가 되면 유엔헌장과 북·러 법률에 따라 상호 군사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이 조항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회담 후 별도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다. 회담에 앞서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은 모스크바 야로슬랍스키 기차역에 동행해 김일성 주석의 1949년 소련 방문 기념 명판 제막식에 함께 참석했다.
최 외무상은 러시아 공식 방문을 위해 지난달 28일 평양을 출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앞서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당국자들과 회담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 외 누구와 만났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이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지난 1월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는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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