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8-03 07: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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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말 집중호우로 큰 물난리를 겪는 북한에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의 수해 구호물자 지원을 전격 제의했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 사무총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한적의 대북 수해 지원 입장을 발표했다.
박 사무총장은 "우리 측은 북한 주민들이 처한 인도적 어려움에 대해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의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적은 우선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북한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어 "지원 품목, 규모, 지원 방식 등에 대해서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기대했다.
남북관계에서 한적과 북한 적십자회는 남북 간 긴급 수해 지원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교류협력 교섭 창구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북한이 작년 4월 7일부터 남북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터라 정부는 이날 한적의 발표 형식으로 지원을 공개 제의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에 인도주의 지원을 제의한 것은 2022년 5월에 코로나19 방역 협력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제의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는 대북 인도지원 계획에 관한 질의에 "피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북한의 수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 제의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적의 입장 발표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부는 인도적 위기상황에 대해선 언제든 지원에 열려 있단 의사를 표명해 왔다"며, "북한 수해 상황을 인지한 후 한적과 긴밀한 소통을 거쳐 수해 구호물자 지원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대북 수해지원은 총 5회(1995, 2005, 2006, 2007, 2010)이며 우리는 1984년에 북한으로부터 이재민 구호물자를 지원받았다.
북한이 지원 제의를 수락하면 정부는 북측과 협의를 거쳐 식량과 의약품 등을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2국가론' 등 대남 적대 노선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우리 측의 지원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1면 사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힘, 우리의 손으로 얼마든지 피해지역들에 사회주의 낙원을 보란 듯이 일떠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은 국제기구인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수해 관련 지원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호응 전망에 관해 "예단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했다.
또, 북한과 협의 방식은 "대면 협의, 서면 협의, 제3국 협의 등 모든 방식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 등에서 집중호우로 수해가 발생했다. 북한 매체는 신의주와 의주에서 주택 4천100여세대, 농경지 3천정보를 비롯해 수많은 공공건물과 시설물, 도로, 철길이 침수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소집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인명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 정보당국은 사망자가 많게는 1천명 내외에 이를 수 있다는 정황이 있어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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