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4-01 0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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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최근 ‘임시 국가 방위 전략 지침’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최우선 사안으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안보 정책에도 변화가 가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대북 억제에 맞춰져 있던 주한 미군의 임무가 대만 방어, 중국 억제 등으로 확장되고 그만큼 한국군의 대북 대비 태세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조만간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국 국방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에 배포된 전략 지침은 우선순위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점령 저지’를 최고 등급으로 높이면서 인력과 자원의 제약을 고려해 ‘여타 지역에서의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중동·동아시아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북한·이란 등의 위협 억제에서 대부분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 국방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내용도 적시됐다.
전문가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번 지침 보도를 통해 한국에도 정책 변화가 있을 것이란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31일 본지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 미군이든 주일, 주호주 미군이든 미국의 궁극적 타깃은 중국이란 걸 분명히 밝히고 있다”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필히 개입할 것이고, 한반도도 그 풍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한 미군의 역할이 대중 억제책 등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재 미 전략 체계에서 동북아의 전구(戰區)는 한반도와 대만해협 등 두 개로 나뉘어 있는데, 이제는 이걸 하나로 합치자는 논의가 펜타곤(미 국방부)에서부터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은 중국이 2027년 대만을 침공해 신속하게 점령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동맹 역할 조정을 그때까지 끝내겠다는 생각”이라며 “결론적으로 주한 미군은 대만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을 자체적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직)이 가진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이양하는 절차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미국이 중국에 집중하면서 유럽·중동·동아시아에서는 한발 뺄 가능성이 높다. 대신 러시아 대응은 나토에, 이란 대응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북한 대응은 한국·일본에 짐을 상당 부분 넘기겠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그동안 우방국을 대신해 과도한 부담을 져 왔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당장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국방비 인상 등의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지칭하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약 14조원)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이 올해 지출한 분담금 1조4028억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대비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주한 미군의 역할이 중국으로 확장된다면 대북 태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 보완책으로 미측에 괌 지역에 전술핵을 배치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괌에 전술핵이 배치되면 전략폭격기로 2시간 만에 한반도 전개가 가능해져 한반도에 전술핵이 배치된 것에 준하는 효력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북 핵 억제력을 위해 미측에 핵추진잠수함 개발 허가를 받아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이번 지침이 ‘임시(interim)’ 성격을 띠고 있어, 향후 한미 협상에서 상당 부분 조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리대사도 최근 주한 미군 역할 변경 우려 등과 관련, “주한 미군의 핵심적·기본적 임무는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이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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