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의 진리를 보았다.[제89회]
- 관리자
- 2010-06-04 11: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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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에는 김정일이 지시라면서 내가 중앙당의 비서, 부장들의 학습조를 책임질 강사로 임명되었다고 본부 당에서 알려왔다. 본부 당은 중앙당 안에서 일하는 모든 당일군들의 당 생활을 통제하는 김정일 직속조직이었다. 며칠 사이에 굵직굵직한 감투를 몇 개나 쓰고도 세상물정에 어두웠던 나는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중앙당 사람들이 이미 오랫동안 김정일의 지시를 받으면서 단련되어온 것에 비해, 나는 권력의 중심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덜컥 주는 대로 감투를 받아 쓴 일개 학자일 뿐이었다.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는 걸 모르고 있었다. 20여 년 전 김일성의 서기실에 들어갈 때나 대학총장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아무 계산 없이 사람들을 대했다. 나는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볼일이 있으면 제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었다.
중앙당 비서로부터 전화가 오면 녹음을 해두었다가 김정일에게 보고한다는 조직부의 질서를 전혀 모르고 있었고, 또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나는 첫 타격을 조직부에 나가 강연을 하고 난 직후에 받았다. 나의 강연에 대해 조직부 제1부부장이 평하여 김정일에게 올린 보고서 사본이 나에게 전해졌던 것이다.
‘비서의 태도가 교만하고, 당성이 없는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 내가 강연할 때 조직부 제1부부장이 무엇인가를 계속 적고 있었는데, 아마도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곰곰이 따져보니 나의 강연내용에도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비난할 만한 요소가 있었다. 나는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부 일군들을 학생취급 했던 것이다. 나는 지체없이 자기비판서를 써서 김정일에게 올렸다.
오래 잖아 김정일의 한 측근이 와서, 내가 올린 자기비판서에 김정일이 만족해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중앙당 부서들의 서열은 조직부, 선전부, 국제부 순이었고, 과학교육부는 경제부들보다도 뒤였다. 주체사상연구소는 인텔리들이 모인 부서라고 해서 더 떨어져, 꼴찌에서 몇 번째였다. 특히 조직부는 김정일의 직속부서로서 다른 부서의 사업을 간접적으로 통제 감독하는 기능을 수행했던 막강한 조직이었다.
조직부 부부장들은 다른 비서들에게 예의를 차리기는 했지만, 비서들의 활동을 통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이는 김정일이 조직부를 가장 신임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김정일은 다른 조직보다 조직부의 보고를 신뢰했던 것이다. 선전부도 김정일의 직속이라고는 하지만 조직부보다는 신임을 덜 받았다. 각급 당 조직들은 전부 조직부가 관리하고 각급 당 위원회 간부의 임명도 조직부가 관장하고 있었다. 선전부 사람들이 착각한 채 건방지게 행동했다가는 조직부의 공격을 받아 박살이 나거나 심한 경우에는 쫓겨나기도 했다.
김정일은 나를 비서·부장 학습조 강사로 임명하면서 마음대로 강의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본부 당위원회에서는 써주는 강의안에 근거하여 학습회를 지도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나는 본부당에서 요구하는 대로 중앙당 강연회나 강습회에 자주 나섰다.
중앙당 사람들이 이미 오랫동안 김정일의 지시를 받으면서 단련되어온 것에 비해, 나는 권력의 중심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덜컥 주는 대로 감투를 받아 쓴 일개 학자일 뿐이었다.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는 걸 모르고 있었다. 20여 년 전 김일성의 서기실에 들어갈 때나 대학총장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아무 계산 없이 사람들을 대했다. 나는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볼일이 있으면 제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었다.
중앙당 비서로부터 전화가 오면 녹음을 해두었다가 김정일에게 보고한다는 조직부의 질서를 전혀 모르고 있었고, 또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나는 첫 타격을 조직부에 나가 강연을 하고 난 직후에 받았다. 나의 강연에 대해 조직부 제1부부장이 평하여 김정일에게 올린 보고서 사본이 나에게 전해졌던 것이다.
‘비서의 태도가 교만하고, 당성이 없는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 내가 강연할 때 조직부 제1부부장이 무엇인가를 계속 적고 있었는데, 아마도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곰곰이 따져보니 나의 강연내용에도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비난할 만한 요소가 있었다. 나는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부 일군들을 학생취급 했던 것이다. 나는 지체없이 자기비판서를 써서 김정일에게 올렸다.
오래 잖아 김정일의 한 측근이 와서, 내가 올린 자기비판서에 김정일이 만족해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중앙당 부서들의 서열은 조직부, 선전부, 국제부 순이었고, 과학교육부는 경제부들보다도 뒤였다. 주체사상연구소는 인텔리들이 모인 부서라고 해서 더 떨어져, 꼴찌에서 몇 번째였다. 특히 조직부는 김정일의 직속부서로서 다른 부서의 사업을 간접적으로 통제 감독하는 기능을 수행했던 막강한 조직이었다.
조직부 부부장들은 다른 비서들에게 예의를 차리기는 했지만, 비서들의 활동을 통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이는 김정일이 조직부를 가장 신임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김정일은 다른 조직보다 조직부의 보고를 신뢰했던 것이다. 선전부도 김정일의 직속이라고는 하지만 조직부보다는 신임을 덜 받았다. 각급 당 조직들은 전부 조직부가 관리하고 각급 당 위원회 간부의 임명도 조직부가 관장하고 있었다. 선전부 사람들이 착각한 채 건방지게 행동했다가는 조직부의 공격을 받아 박살이 나거나 심한 경우에는 쫓겨나기도 했다.
김정일은 나를 비서·부장 학습조 강사로 임명하면서 마음대로 강의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본부 당위원회에서는 써주는 강의안에 근거하여 학습회를 지도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나는 본부당에서 요구하는 대로 중앙당 강연회나 강습회에 자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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