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남북통일에서 지켜야할 기본 원칙」

남과 북이 다 민족적 통일을 요구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민족이 통일되려는 것은 민족 자체의 본성적 요구이며 민족이 민족으로 남아 있는 한 통일되려는 요구는 막을 수 없다. 중요한 문제는 어떤 원칙에서 어떤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남북의 분단이 장기화 되고 국가관계에서 세계화 과정이 급속히 추진됨에 따라 한국 국민  들 속에서 민족 통일에 대한 열의가 식어가고 있다 이것은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몸 바쳐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우려이다.

오늘날 인류역사가 국가를 기본 단위로 하는 공동체로부터 인류를 하나의 단위로 하는 세계적 공동체로 이행하는 세계화 과정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국가와 민족이 사회생활의 기본 단위를 이루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민족이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공인된 영토는 넓지 않는 한 반도 뿐이다. 우리 민족은 한반도를 터전으로 하여 세계 여러 민족들과 협조하고 경쟁하면서 자기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월드컵에서 한국 팀이 4강에 올랐다고 기쁨과 영예를 같이 나눈 것도 우리민족이며 북한 동포들이 기아와 빈궁, 인권유린에 시달리고 있는데 대하여 남달리 가슴아파하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다.

과학 기술과 국제적 협조 관계의 발전에 따라 사람들 속에서 인류공동의 운명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고 인류에 보편적 가치를 가지는 인간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직은 자기 국가의 이익을 선차적으로 내세우는 입장에서 다른 민족의 불행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냉담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