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변화와 대응원칙 (4)
  • 관리자
  • 2010-06-07 15: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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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북한의 위기와 우리의 대응전략

우리는 북한의 위기가 아무리 심각하여도 50여 년간 다져온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가 단번에 붕괴되어 러시아에서와 같이 자본주의가 복구되지는 않으리라고 보았다.

북한 내부에는 독재체제를 뒤집어엎을 수 있는 반체제역량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며 최고도로 정밀하게 째여 진 북한 독재체제하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반체제 역량이 크게 자라나는 것을 기대할 수도 없는 형편 이였다. 중국이 문화대혁명과 같은 비정상적인 혼란상태를 10년간 겪으면서도 붕괴되지 않은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좌경적 독재의 결함으로 하여 북한 체제가 쉽게 무너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북한의 출로의 하나는 최후 발악적으로 무모한 남침전쟁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정일과 같이 이해타산에 밝은 사람이 자살적인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다른 하나의 출로는 중국식으로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원래 중국은 북한과 같은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가 아니었을 뿐 아니라 모택동의 사망과 함께 등소평의 영도 밑에 수령제를 철폐하는 혁명을 수행한데 기초하여 개혁개방의 길을 개척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는 달리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소련식 수령 제를 몇 배로 더욱 개악한 수령절대주의를 견지하고 있는 조건에서 당장 중국식으로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는 것은 이것 역시 자살의 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김정일이 결코 접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마지막 출로는 김정일이 중국에 가 붙어 중국의 비호 밑에 자기의 수령절대주의 독재를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개혁개방을 하는 길이다. 이 길로 나가면 북한 인민은 장기간에 걸쳐 수령절대주의 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과 불행을 겪게 될 것이며 남북한의 통일은 요원한 것으로 멀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비록 북한에는 반체제역량이 없지만 우리에게는 조국의 절반 땅인 남한에 강력한 반 독재역량이 있기 때문에 남한 동포들과 협력하고 미국의 국제적 지원에 의거한다면 능히 김정일의 수령독재체제를 붕괴시키고 분단된 조국을 통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타산하게 되었다.

우리의 판단에 의하면 북한의 경제가 전면적으로 마비상태에 빠진 조건에서 한. 미. 일이 긴밀히 협조하면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한편 김정일이 궁한 나머지 중국에 가 붙지 않도록 식량과 의약품 같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대대적으로 주게 되면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는 유지되지만 5년 이내에 북한의 군수공장들까지 포함하여 모든 생산 설비들이 다 파철로 전환될 것이고 경제적으로 재생할 능력이 없어질 뿐 아니라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완전히 제거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것은 곧 북한 통치자들을 무장해제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였다.

이와 같이 북한 통치자들을 무장 해제시키기 위한 전략을 전개하는 한편 한. 미. 일과 민주주의적 국제사회가 북한 인민들을 민주주의적으로 각성시키기 위한 내부침투 작전을 벌려나간다면 북한 내부에서 반체제역량이 급속히 자라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를 개혁개방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체제로 교체하고 적어도 북한을 중국식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때 우리는 이러한 대북 전략을 북한 통치자들을 고사(말라 죽이는)시키는 전략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이와 같은 대북 전략은 남한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 통치자들의 전쟁도발 위험성에 주되는 관심을 돌리고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사고하고 있었다. 남한은 우리가 예견한 것보다도 훨씬 더 복잡하였으며 북한 실정에 너무 어두어 우리가 진실을 말해도 『설마』하고 잘 믿으려 하지 않았다.

때는 바야흐로 정권교체 시기였음으로 남한 당국은 자체의 적극적인 대북 전략을 세우려는 것보다도 이른바 국제적인 연착륙노선을 따라가는 것같이 보였다. 정권이 바뀌게 되자 한국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포용정책보다 한 걸음 더 적극적이라고 볼 수 있는 대북 햇볕정책을 실시하게 됨으로써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완화시키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대북한 포용정책이나 한국의 대북 햇볕정책 자체에 대하여 평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러한 정책의 역사적 의의와 정당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아직 그 결과가 불투명하여 세상사람들을 충분히 납득시키는데는 시기상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만 여기에서 북한 문제 또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만 지적하려고 한다.

(1) 북한의 전쟁도발위험성 문제

김정일은 허장성세하기 좋아하며 벼랑 끝 전술로 당장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주변 나라들을 위협하지만 그는 전쟁이 자기에게 이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늘 측근들에게 외부세계가 자기의 정체를 잘 알 수 없도록 연막을 치고 안개가 끼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것은 그가 자기의 반인민적이며 비인간적인 독재의 정체가 외부세계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였을 뿐 아니라 허장성세하는 벼랑 끝 전술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해타산에 밝고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철저한 개인중심주의자이다.

김정일의 가장 절실한 이해관계는 북한의 수령으로서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며 최대의 희망은 통일한국의 수령으로 되는 것이다.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켜 승리하여도 이 이상의 지위를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전쟁에서 실패하는 날에는 북한만의 수령의 지위를 잃어버릴 뿐 아니라 자기의 생명까지 보존할 수 없게 된다.

김정일은 전쟁을 일으키면 일시적으로 승리할 수 있어도 종국적으로는 패망 당하고 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가 자살적인 전쟁을 일으키는 모험을 감행할 리가 없는 것은 명백하다. 우리는 이러한 판단에 기초하여 김정일의 전쟁도발책동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책동에는 강한 타격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라는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였던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1993년 핵 문제와 관련하여 위기가 조성되었을 때 미국의 공격을 매우 걱정하였으며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크게 환영하였다. 그리고 남한의 김영삼 대통령과의 회담에 큰 기대를 걸었다. 김일성은 미국군대가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한 통일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김정일은 미국만은 대단히 무서운 존재라고 하면서 강경고자세 정책을 추구하면서도 미국을 매우 두려워하였다. 그는 특히 소련과 동구라파 사회주의가 무너진 다음부터는 대외적으로 호전적인 발언을 많이 하면서도 실지로는 자기의 체제유지에 부심하였다.

그러므로 우리의 판단에 의하면 만일 1993년에 특수핵사찰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미국이 원칙을 고수하는 확고한 입장에서 북한 통치자들에게 최후통첩을 하였더라면 십중팔구는 김정일이 굴복하였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자기 개인의 권력밖에는 귀중히 여기는 것이 없다. 그는 목숨 바쳐 지키려는 그 어떤 고상한 이념이 없으며 자기의 명예를 위해 자살할 인물도 아니다. 개인의 이익과 힘만을 믿는 그는 큰 힘 앞에는 반드시 굴복할 수 있는 존재이다.

물론 김정일은 남한을 무력으로 통일하려는 야망을 한시도 버리지 않고 있다. 주한 미군만 없었더라면 아마 그는 벌써 남침전쟁을 일으켰을 수 있다. 이 경우에 그는 미국이 남한을 도와 참전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한 방도에 대하여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도 이러한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일은 그의 성격으로 보나 지금까지의 그의 행적으로 보아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들의 과학기술문화수준을 높이며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북한 사회를 발전시키는 정상적인 길을 통하여 남한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들을 허위선전으로 기만하여 자기에 대한 개인숭배를 조장시키고 테러와 , 전쟁과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승리하는 것을 마치 정치의 비결인 것 같이 오인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독재를 버릴 수 없으며 테러와 전쟁과의 인연을 끊을 수 없다. 지금은 체제 유지에 급급하여 남침전쟁을 일으킬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김정일의 수령독재체제가 존속되는 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은 항시 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대비는 절대로 필요하다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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