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수기]
죽은 아들의 소원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 CDNK
- 2010-03-25 06:39:55
- 조회수 : 2,698
탈북운동가 유상준씨가 '북한자유연대' 수잔솔티여사에게 보낸 편지 존경하는 수잔. 저는 지난 8월 중국의 네이멍구(內蒙古) 자치주에서 한국행을 원하던 북한주민 3명과 함께 중국공안에 체포되었던 탈북자 유상준입니다. 12월 16일, 한국에 도착했고 지금 자유의 몸으로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먼저 저와 중국공안에 함께 붙잡혔던 북한주민(3명)들을 위해 당신과 당신이 관여하는 조직인 “북한자유연대”가 베푼 공의의 배려와 적극적 구명운동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탈북자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당신의 배려와 구명운동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그간의 경위를 말씀 드리려 합니다. 저는 1997년과 98년 초에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내와 막내아들을 잃은 사람입니다. 1998년에 맏아들과 함께 북한을 탈출했으며 중국 조선족자치주의 시골마을들을 돌며 험한 일이란 험한 일들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2000년 12월 “두리하나”를 통해 한국에 왔으며 그후, 다른 사람에게 맡겨 두었던 아들 철민이를 한국으로 데려오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던 2001년, 탈북자들의 국내입국을 돕던 안내자가 중국공안에 잡히는 바람에 일행은 뿔뿔이 흩어졌고, 저의 아들 철민이는 몽골의 사막에서 탈진해 죽게 되었습니다. 2003년 8월, 몽골당국과 한국 외무부와의 긴긴 줄다리기를 통해 (몽골에서) 죽은 아들의 시신을 수습해 한국으로 가져왔고, 탈북동지들과 함께 아들의 장례식을 치룰 수 있었습니다. 그날 허광일, 김성민씨와 서울의 한 강가에 아들의 뼛가루를 뿌리면서 약속했습니다. 죽어서 돌아온 아들의 한을 가슴에 품고 내가 죽는 날까지 탈북자들을 돕겠다고 말입니다. 저의 뜻을 헤아려 주변 분들이 지원해주는 돈과 제가 일을 해서 번 돈이 모이면 중국으로 갔고, 그곳의 탈북자들을 돕는 일과 데려오는 일들을 약 4년째 해 왔습니다. 지원해 준 탈북자들은 300여명이고 제가 직접 한국으로 데려온 탈북자는 68명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중국 내몽고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습니다. 함께 잡힌 탈북자는 3명이었는데, 저와 거의 같은 시기에 붙잡힌 탈북자들까지 합쳐서 9명이라는 뉴스가 나온 모양입니다. 중국 공안은 저에게 조선족의 신고가 있어 붙잡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사정이 어찌됐든 저는 중국공안에 체포되었고, 체포된 후, 중국 인민검찰원으로부터 '밀입출국조직 및 인솔죄'로 기소됐으며 기존 판례에 따라 7년 이상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와 함께 붙잡힌 북한주민들이 걱정되었습니다. 또 저 때문에 마음 쓸 주변 분들이 걱정되었습니다. 차라리 그곳 감옥에서 죽어버리면 탈북자문제의 또 다른 변수가 생길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도와 금식으로 날을 보냈고, 변호사 선임도 거부하고 한달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국내에서 저를 위한 구원운동단체가 생기고 외교부 앞에서 구출을 위한 시위도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보다 앞서 당신과 북한자유연대의 노력으로 미국에서도 각고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후에 들은 소식입니다만 북한자유연대와 미국의 상하원의원들이 중국정부와 미국주재 중국대사관에 저를 구명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관 하에 이루어지는 일들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미국 쪽에서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던 시점과 때를 같이해 중국공안에서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외교관들도 제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난 12월 16일 네이멍구 인민법원의 판결에 따라 벌금 3만 위엔을 내고 강제 추방형식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저의 변호사비용과 벌금은 “북한구원운동”과 “북한정의연대”, “쉰들러프로젝트” 등 대북인권단체들이 부담했다고 합니다. 감사한 마음에 그분들 앞에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또 저를 위해 추운날씨도 마다하고 여러 가지 구명운동을 벌렸던 “자유청년연대”(대표 최용호), “북한인권국제연대”(대표 문국한), “자유북한인협회”(회장 한창권),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미국의 “헬핑핸즈코리아”(대표 팀 피터스), 독일인 북한인권운동가 노베르트 폴러첸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보이지 않는 손길로 저와 탈북자들을 도와주신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사무국장님,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 협회”의 허광일 회장님, “북한구원운동”의 김상철 회장님, “유상준 구원운동”의 최영훈 대표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에게 늦게나마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과 당신이 이끄는 “북한자유연대”는 탈북자들과 북한주민들에게 등대와 같습니다. 이제 저는 중국으로 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사람도 나서는 탈북자구출과 북한민주화운동에서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하고 구원의 손길을 보내준 고마움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또 죽은 아들의 소원을 위해 미력이나마 탈북자 구출운동에 끝까지 보태겠다는 약속드립니다.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에 건강하시고,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당신과 당신의 조직이 더 많을 일을 해 주십사 기도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당신을 통해 미국의 벗들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월 1일 유상준 올림.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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