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수기]
월드컵으로 천안함을 잊는다면
- 관리자
- 2010-06-11 10:51:38
- 조회수 : 18,216
봄! 꿈과 희망이 움트는 계절이건만…. 대한민국과 세계를 경악시킨 2010년 봄도 가고 어느덧 여름이다.
인간의 권리와 행복이 있는 이곳, 서울의 봄이 평양에 비하면 너무나 소중함을 잘 아는 나는 군복을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내가 태어난 평양에서 13년간의 군 복무를 한다는 게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 고의로 기피한 사람이다. 그래서 불혹이 지난 지금도 군인들만 보면 늘 부럽다. 그래서일까? 많은 눈물과 슬픔 속에 천안함 46용사들의 얼굴과 이름을 오래도록 접한 올해 봄은 내게 너무나 큰 아픔으로 남았다.
꼭 8년 전 우리 모두가 '붉은 악마'가 되어 "대한민국!~" 함성을 하늘을 찌를 듯 외쳤다. 온 국민이 월드컵의 감동에 빠진 그때 서해 연평도 해역에서 남북 해군 간 참혹한 해상전투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해군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고속정 1척이 침몰되었다. 오늘의 참극을 예고한 그날을 우리가 잊었기에 2010년 봄 북한의 군사테러에 의해 천안함 46용사들을 잃는 혹독한 슬픔을 맛보았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세력과 대치하고 있으며, 북한 군사기지와 서울과의 거리가 불과 수십㎞ 안팎이라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 정권은 앞으로도 대남 테러를 계속 감행할 것이다. 경제난에 동요하는 인민과 군인들이 잡생각을 못하도록 항상 긴장시켜 놓기 위해, 다시 말해 체제유지에 큰 도움이 되기에 쉽게 포기 못할 것이다. 그것이 북한이고 독재자 김정일이다.
서울과 평양, 판이한 두 사회를 겪어본 나로서는 '체제 특성상 1년 365일 준전시상태에 사는 평양에 비하면 여기 서울은 1년 365일 안일하고 해이한 것도 단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002 월드컵 기분으로 제2연평해전을 잊었듯이 또다시 2010 월드컵으로 천안함을 잊는다면 8년 뒤 우리의 자식들이 46명이 아니라 460명이 전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천안함으로 기억된 잔인한 봄이 가고 꿈과 희망의 월드컵 계절인 6월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리는 조국의 부름에 달려간 46인의 자랑스러운 용사들 몫까지 합쳐 더 크게 부를 것이다. "대한민국!~"이라고 말이다.
2010년 6월 8일 림일 / 조선일보 칼럼
인간의 권리와 행복이 있는 이곳, 서울의 봄이 평양에 비하면 너무나 소중함을 잘 아는 나는 군복을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내가 태어난 평양에서 13년간의 군 복무를 한다는 게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 고의로 기피한 사람이다. 그래서 불혹이 지난 지금도 군인들만 보면 늘 부럽다. 그래서일까? 많은 눈물과 슬픔 속에 천안함 46용사들의 얼굴과 이름을 오래도록 접한 올해 봄은 내게 너무나 큰 아픔으로 남았다.
꼭 8년 전 우리 모두가 '붉은 악마'가 되어 "대한민국!~" 함성을 하늘을 찌를 듯 외쳤다. 온 국민이 월드컵의 감동에 빠진 그때 서해 연평도 해역에서 남북 해군 간 참혹한 해상전투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해군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고속정 1척이 침몰되었다. 오늘의 참극을 예고한 그날을 우리가 잊었기에 2010년 봄 북한의 군사테러에 의해 천안함 46용사들을 잃는 혹독한 슬픔을 맛보았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세력과 대치하고 있으며, 북한 군사기지와 서울과의 거리가 불과 수십㎞ 안팎이라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 정권은 앞으로도 대남 테러를 계속 감행할 것이다. 경제난에 동요하는 인민과 군인들이 잡생각을 못하도록 항상 긴장시켜 놓기 위해, 다시 말해 체제유지에 큰 도움이 되기에 쉽게 포기 못할 것이다. 그것이 북한이고 독재자 김정일이다.
서울과 평양, 판이한 두 사회를 겪어본 나로서는 '체제 특성상 1년 365일 준전시상태에 사는 평양에 비하면 여기 서울은 1년 365일 안일하고 해이한 것도 단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002 월드컵 기분으로 제2연평해전을 잊었듯이 또다시 2010 월드컵으로 천안함을 잊는다면 8년 뒤 우리의 자식들이 46명이 아니라 460명이 전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천안함으로 기억된 잔인한 봄이 가고 꿈과 희망의 월드컵 계절인 6월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리는 조국의 부름에 달려간 46인의 자랑스러운 용사들 몫까지 합쳐 더 크게 부를 것이다. "대한민국!~"이라고 말이다.
2010년 6월 8일 림일 / 조선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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