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백성을 두고 타령을 하는 살찐 독재자
  • 정진화
  • 2012-09-11 16:31:48
  • 조회수 : 1,405

이번 수해로 많은 피해를 입은 북한에 우리정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런데 웃지도, 울지도 못할 해괴한 일이 생겼다.

아예 만날 의향도 없거니와 보내줄 물품의 목록만 보내달라는 것이다.

중국에 있을 때 어느 한 잡지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한 거지가 양복을 쭉~ 빼입고 출근하는 한 신사에게 허리를 굽혀 “사장님, 한푼 줍쇼”하고 손을 내밀었다. 난생 처음 “사장님”소리를 들은 양복쟁이는 너무 황송해 도리어 허리를 굽히고 황급히 주머니를 뒤졌으나 그날따라 백원짜리(중국의 가장 화폐단위) 지폐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 죄송한데요, 백원짜리밖에 없는데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고는 급히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거지가 왈~”저한테 거스름돈이 있어요!“...

나는 처음에 이 글을 보았을 때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북한주민은 “거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구호물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유례없는 올해의 장마로 북한이나 한국이나 정말 많은 피해를 입었다.

우리 주변에도 모든 가장집기와 삶의 터전을 잃고 우리의 도움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혈육과 동포에게 그 누구보다 먼저 도움과 구원을 내밀었다.

물론 한국도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1980년대 이후 경제난으로 모든 것이 거의 폐허로 변한 북한의 상황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 일 것이다.

1997년인가 그해도 장마로 많은 피해를 입은 해였다.

함흥사람들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는 성천강의 물은 이미 안전수위를 넘어섰다.

며칠째 내리는 비는 비가 아닌 폭우였고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난간 곳에는 쓰레기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하루는 범람하는 강으로 커다란 흰색의 보따리 같은 것이 둥둥 떠내려 왔다.

처음에는 어떤 집에서 꿍져 놓았던 짐 보따리가 떠내려 오는가 싶었는데 점차 앞으로 다가온 그 물체는 물건이 아닌 사람의 시체였다.

얼마나 물을 많이 들이켰는지 퉁퉁 부어 사람의 몰골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 이후에도 북한은 장마철이면 장마철이여서 피해를 당하고 불볕더위면 또 그대로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얼마 전에 북한에서 온 전화는 이미 국경지역의 쌀값이 7천원선을 넘어섰다고 했다.

북한노동자의 월급이 3천원선이고 중국과의 거래가 가장 활발한 국경지역이 쌀값이 이 정도라면 다른 지역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일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의 생계가 어려운 인민들의 생활안정이 최우선이겠는데 난데없이 여자의 팔짱을 끼고 여기저기를 돌아치는 어린 독재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한 푼이 그리워 허리를 굽혀도 줄가, 말가한 시점에서 대면은 절대 싫고 목록만 보내달라니 이런 상황은 뭐라고 말해야 할 가?

참으로 뻔뻔해도 너무 뻔뻔한 북한이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당연히 받아가야 할 것을 받는 것처럼 노는 모양새가 영 꼴불견이다.

도덕이나 매너라는 말은 어울리지도 않지만 염치도 체면 따위도 다 집어치웠나보다.

하긴 뒷골방에서 은둔상태로 살아오다나니 도덕을 언제 배웠겠는가?

누가 독재자가문에 xx가 아니랄 가봐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큰 돼지들을 꼭 빼닮았다.

인민의 어버이로 둔갑을 했으면 하는 체라도 해야지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데 배부른 흥정이나 하고 있는 북한의 독재자를 과연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가?

중국과의 교류요, 러시아와의 교류요 떠들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민들의 생활안정이 최우선과제이다.

한 가지라도 해결해 혹독한 북한의 겨울을 이겨낼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요건 요렇구 저건 저렇구 따질 것이 아니라 구원의 손길을 선의로 받아들이는 게 북한주민들을 위하여 가장 시급한 문제가 아닐 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