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을 통해 본 남한사회 (1)
  • 도명학
  • 2011-04-21 13: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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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탈북자의 대북전단활동이 남남갈등을 조성 시킨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대북심리전 수단의 하나인 대북전단활동이 계속되는 경우 임진각을 포격하겠다는 북한당국의 위협공갈이 있은 후 특히 더하다.

 

임진각이 위치한 파주시를 비롯한 민통선지역 주민들과 탈북자 단체, 보수단체들 간의 충돌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것이 영상물로 제작되어 방송에도 나왔다.

 

지금까지 남남갈등이란 주로 김정일의 대남전략의 일환인 “우리민족끼리”나 남측의 “햇볕정책”이 보수 세력과 충돌하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요즘 대북전단이 남남갈등을 조장한다는 말이 튀어 나온다.

 

그렇다면 탈북자들은 남남갈등을 바라는가? 아니다. 탈북자들처럼 남한사회의 단결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탈북자들은 남쪽이 단결되지 못하고 분열할수록 그들이 간절히 바라는 고향을 다시 찾는 길, 통일의 날이 그만큼 멀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과연 탈북자는 남쪽에 떨어진 불화덩어리란 말인가? 취약계층으로 사회의 짐이 되는 복지대상에다가 남북관계를 나쁘게 하고 남남갈등까지 유발하는 골칫거리가 탈북자란 말인가?

 

흑백이 바뀌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든 현상이 곧 본질일 수는 없다.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책임이 탈북자에게 있을 수 없다. 설사 남한에 탈북자가 없다 해도 남남갈등은 존재할 것이고 북의 도발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남남갈등은 김정일의 계산된 전략에서 나온 것이며 남한의 원칙 없는 태도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여기에 극도의 이기심에 빠져 있는 일부 사람들의 한심한 국가관, 안보관이 문제다.

 

북의 도발위협 앞에서 나라 걱정보다 자기 땅값 내려 갈 걱정부터 하는 사람들이 김정일에게는 얼마나 만만한 상대로 보이겠는가.

 

북한에 살 때는 남한에 그런 한심한 사람들이 있을 줄 몰랐다. 이제는 김정일이 대량아사를 겪는 와중에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남한을 얕잡아보고 함부로 하는 이유를 알겠다.

 

북에서 “남조선은 별것 아니다”, 그리고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것이 ‘조선의 일심단결’이다.”라고 떠들던 선전이 뭔가 보이는 데가 있어 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이 자랑하는 “일심단결”의 반대말이 남한의 “국론분열”, 다시 말해 남남갈등이 아닌가.

 

그래서 남한은 김정일이 “천안함”을 몰래 침몰 시키든 연평도를 공개적으로 포격하든 항상 피동에 빠져 대응한다. 언제 한번 주동적인 때가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천안함 사건”이 자작극이고 소설이다. 그러면 6.25는 영화인가. 공개적인 연평도 포격사건의 원인도 김정일보다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따진다.

 

남남갈등은 김정일에게 추종하거나 속아 넘어간 사람들 극도의 이기주의 때문에 생긴 것이지 대북전단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대북전단이 남남갈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한 때는 남북관계를 고려하여 대북전단을 자제해 달라고 하던 정치인들도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은 후에는 직접 제 손으로 전단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정치인들이 국민의 대북의식, 안보의식을 고양 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눈치를 보다가 이제는 괜찮겠다 싶으니까 나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그들을 불러낸 기회가 되어주어 그랬지 갑자기 그들에게 결사의 의지가 용솟아 나선 것 같지 않아 서글프다. 누가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비난해도 할 말이 크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북전단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떤가.

실력 행사도 배제하지 않을 각오로 저지에 나선다. 잠도 안자고 길목을 지키고 법에 위반될 줄 알면서도 도로를 가로막고 연행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용기 하나만은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

 

대북전단을 보내려면 조용히 보내라는 의견도 있지만 탈북자들이 그렇게 하면 좋은 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빈약한 제 주머니마저 다 털어 전단활동에 쓰고 있는 그들에겐 후원이 절실하다. 전단을 조용히 보내고 싶어도 몇 번이면 끝이다. 그래서 홍보가 필요하다. 그것이 안 되면 후원을 받을 길 없고 그러면 전단은 중단이다.

 

세계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대형풍선 한 개 보내는 데 드는 돈 12만원도 지원하지 못한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들의 눈살이 무서워서다.

 

북한의 변화와 통일을 위해 진실을 알리려고 몸부림치는 탈북자들이 측은하지 않는가. 동참은 못하더라도 방해라도 말아야지.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탈북자들이다. 대북전단은 남남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북대결의 근원, 남남갈등의 밑뿌리를 뽑고 있다.

 

구소련 출신의 국민대 교수가 방송에서 던지던 질문이 무겁게 들려온다. “남한은 과연 통일을 원합니까?”

댓글목록

삐라뿌라님의 댓글

삐라뿌라 작성일

열심히 노동하면서 땀흘린 댓가를 맛보는 모습이 진정 통일의 지름길입니다!

탈북자들이 남한의 안보뒤에 숨어서 삐라를 보내는 행위는 국가보안법 및 기타법률에 위배되어 처벌될수 있습니다.

삐라 탈북자들이 후원금에 목메다는 모습은 보기 안좋습니다.

하루 빨리 건전한 노동자로 새로 태어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