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경 "남한의 저자세가 북 무력도발 불러"
  • 관리자
  • 2010-12-09 13: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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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민주화위원회의 홍순경 위원장은 ‘남한의 저자세가 북한의 연이은 무력 도발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홍 위원장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는 걸 가장 두려워할 사람은 김정일과 김정은’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홍순경 위원장은 지난 10월에 작고한 황장엽 선생의 뒤를 이어 북한민주화위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홍순경 위원장을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홍순경: 안녕하세요.

박성우: 요즘 많이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쭤볼 내용이 많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질문을 먼저 드려야겠습니다.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에서 무력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홍순경: 무력 도발은 북한 정권의 본질이고, 이건 상습적으로 진행됐지요. 역사적으로 많은 무력 도발이 있었습니다. 무력 도발의 기본 원인은 남한의 저자세로 인해 그 효과가 북한에 매우 유리하게 계속 작용한 데 있습니다.

 
매번 무력 도발 때마다 남한의 좌익 세력에게 이익이 되었고, 또 북한은 북한대로 경제적인 지원을 획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다 보니까 북한의 무력 도발은 점점 심화된 겁니다.

이번 도발은 더 노골적입니다. 예전과 달리 대한민국의 영토까지 공격하는 악랄한 도발이었습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무력 공격은 이전의 무력 도발보다 더 횡폭하고 난폭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 때까지만 해도 뒤에 숨어서 했다면, 이번 연평도 포격은 공개적이었고 남한에 대한 전쟁 수준에 이르는 도발이었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천안함 폭침 시기에 남한이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했고, 남한 내부의 사상적인 분열이 더 심해지면서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에게 오히려 이득이 되고, 이명박 우파 정권이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북한으로서는 이런 무력 도발을 하면 할수록 자기들에게 이득만 되지 손해가 없다고 착각한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그들은 3대 세습을 위해서 김정은의 업적을 쌓고자 한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이번 무력 도발을 통해 남한의 우파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고, 그 대가로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는 걸 목표로 한 것 같습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추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연평도를 향해 북한이 포를 쏜 당시에 한국 군대와 정부의 대응은 어떠했다고 평가하십니까?

홍순경: 북한의 공격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군대의 대응은 역대적인 저자세 그대로였다고 봅니다. 이렇게 적들에게 약점을 보임으로써, 적들로 하여금 더욱 기고만장해서 남한을 얕보고 계속 도발을 강행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천안함 때에도 말로는 강한 보복을 외쳤지만, 보복에 대한 의지도 없었고, 보복할 작전 계획도 면밀하지도 못했고, 이를 위한 무력의 준비도 없었습니다. 이번 연평 해전을 본 국민들은 매우 실망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한 응당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고, 특히 정신적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성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는 걸 가장 두려워할 사람은 누구라고 보십니까?

홍순경: 전쟁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가진 것이 제일 많은, 모든 권한을 갖고 있고 모든 재물을 갖고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게 바로 김정일과 그의 후계자인 김정은, 그리고 북한 독재 정권의 실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북한의 모든 권력과 재부를 갖고 있고, 모든 게 자신들의 소유라고 인식합니다. 반면에 국민들은 인권을 포함해 아무런 권리도 없고, 모든 걸 잃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잃을 게 가장 많은 김정일과 그의 후계자가 가장 두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전쟁을 계속할 것처럼 국지 전쟁을 일으키는가? 자기들이 전면 전쟁의 의지를 갖고 있다면 이런 식의 무력 도발은 하지 않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6.25 전쟁도 북한이 아무런 예고 없이 일요일 새벽에 습격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처럼 전면 전쟁을 일으킬 사람들은 이런 식의 국지 도발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한이 국지적인 무력 도발을 하는 것은 전면 전쟁은 하지 않으면서 국지 도발을 통해 남한을 흔들어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이번엔 질문을 좀 바꿔보겠습니다. 연평도로 포격을 가하기 며칠 전에 북한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국제사회에 공개했지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분석하십니까?

홍순경: 북한 독재 체제의 생존 수단은 바로 폭력이잖아요. 국내적으로도 폭력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대외적으로도 폭력을 휘둘러서 이득을 챙기는 게 북한의 본질입니다.

 
폭력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군사 무기의 현대화와 국방력의 강화인데요. 그중에서 일반 재래식 무기를 통한 남한과의 경쟁에서는 북한이 열악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6.25 전쟁 직후부터 계속 핵에 대한 열망을 갖고 개발해 왔습니다.
 
드디어 1990년대 들어 핵개발을 완성했는데요. 이를 통해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고 남한까지 포함해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이들의 독재 체제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그들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성우: 북한 지도부가 3대 세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위원장께서는 3대 세습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홍순경: 북한에서 3대 세습이 성공하려면, 아마도 김정일이 5년 이상 생존해 후계자에게 공고한 후계체제를 넘겨줘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세습이 성공하자면, 김정은이 종전처럼 독재 체제를 유지하면 안 되고, 반드시 개혁과 개방을 해서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새로운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실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정일이 3년 이내에 죽고, 김정은을 위한 충분한 후계구도를 완성하지 못했을 때 세습에 성공할 수 없을 겁니다. 또한 김정은이 아버지가 하던 그대로의 독재를 계속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궁핍과 억압을 강요할 때에는 세습에 성공할 수 없고, 몇 년 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북한에서 정권이 불안정해지거나 붕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홍순경: 이미 북한 정권은 매우 불안정합니다. 우선 경제가 파탄 났고, 정치도 국민들의 신임을 잃었습니다. 경제는 너무 깊은 수렁에 빠졌기 때문에 사실상 독자적으로 회생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회생하려면 반드시 국제적인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국제적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건 북한 정권의 내부가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달린 문제라고 봅니다.

국민 생활이 역대 최악의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풀뿌리를 캐서 연명하고 있는데요. 최근 김정은이 다시 ‘이밥에 고깃국을 3년 내에 먹이겠다’는 말을 했는데, 김일성이 벌써 60년 전에 외쳤던 소리가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 약속의 실현은 정책적 변화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그 어떤 선전을 하더라도, 과연 그 선전이 실현 가능한가 아닌가를 국민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인식하는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북한 정권이 매우 불안정하며, 잘 못하면 북한 내부에서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박성우: 위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위원장께서 이끌고 계신 북한민주화위원회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위원장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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