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쏘겠다는 북한...우리 대응책은?
- 지일
- 2012-01-15 17: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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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의 대북(對北)정책 수립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것은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서 강조한 ‘김정일의 혁명유산’이란 개념이다. 그것은 ‘인공지구위성(장거리 미사일)의 제작 및 발사국의 자랑에 핵보유국의 존엄, 지식경제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 민족의 정신력’이다. 남쪽에는 없는 것을 북한만 갖고 있다는 것들이다.
북한이 말하는 ‘인공지구위성’은 광명성 1호(1998년 8월 31일 발사)와 광명성 2호(2009년 4월 5일 발사)를 말한다. 장거리 미사일이다. 국제적으로 실패라고 알려져 있지만 북한은 ‘자체 기술로 개발해 우주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이를 첫 번째 김정일 유산으로 내세우는 것은 올 10월로 예정된 한국의 ‘나로호’ 발사를 겨냥한 것이다.
‘핵보유국의 존엄’이란 핵무기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국들의 틈 속에서 한 많던 약소민족이 가슴을 당당히 펴며 세계를 굽어보는 인민으로 만들어준 자랑”이라고 주장한다. ‘지식경제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에서 지식경제란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을 기초로 하고 무형자산의 투입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를 말한다. 전반적인 경제성장은 포기하고 특정 부분의 개발과 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에 있었던 북한의 사이버 공격(디도스 공격)과 해킹 사건도 그것일 수 있다.
공동사설은 금년을 6·15공동선언의 실천 강령인 10·4선언 발표 5주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하며 민족이라는 표현을 유례없이 많이 사용했다. 특히 “조국통일 위업의 진두에는 김정은이 서 있다” “지난해의 정세흐름은 반통일 세력은 반드시 패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다시금 확증해 주었다”는 대목은 올해 대남사업에서 결정적 전환을 하겠다는 의미다. 남한의 정국에 직접적으로 간섭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의 정세흐름’은 서울시장 선거를 의미한다.
북한은 앞으로 ‘김정일의 3대 유산’을 대남정책의 원칙으로 삼을 것이다. 업적과 능력이 없는 김정은이 최고사령관 지위를 차지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2~3월 한·미 연합훈련을 전쟁선포로 간주해 최고사령관 이름으로 명령을 하달할 것으로 보인다. 준전시 상태를 선포함으로써 긴장을 조성해 최고사령관 중심으로 일심단결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3월에 있을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반발로 대남 강경노선의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이라는 표현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소련이 붕괴하고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고난의 행군’으로 많은 아사자가 발생했을 때, 그때마다 우리 사회에는 ‘북한 붕괴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김정일만 죽으면 북한에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희망사항일 뿐, 현실적인 변화는 없었다. 북한이 주장하는 ‘김정일의 3대 유산’은 북한의 본질이 무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
최경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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