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를 분노케 하는 김정은 세습정권
- 관리자
- 2012-02-10 11: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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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북한의 대외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명박 정부가 극우보수 매문지(賣文誌)들을 앞세워 그 무슨 ‘숨겨진 코드’니, ‘연출’이니, ‘후광효과’니 하며 감히 저들의 ‘최고 존엄(후계자 김정은을 의미)’을 건드리는 글들을 내게 하고, 김정은과 북한 주민의 혼연일체(渾然一體)에 먹칠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난 논평을 실었다. 그런데 논평은 “김정은의 위대성은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데 유독 이명박 ‘역적패당’만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별의별 모략적 언동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거기에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탈북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을 “나라와 민족을 배반한 역적일 뿐 아니라 안아주고 키워준 품마저 버리고 달아난, 인간이기를 그만둔 더러운 추물들”이라 규정하며 “이들에게 의존하여 모략 기사를 써내는 자들은 돈과 권력에 아부하는 보수매문집단”이라고 꼬집은 뒤 나아가 “이명박 역적패당이 인간 축에도 끼울 수 없는 인간 추물들의 입과 손을 빌어서까지 최고 존엄을 모해하고 체제 대결을 부추기며 흡수통일 야망을 실현해보려는 것이야말로 어리석고 가소롭다”고 반발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더 웃기는 것은 “지금까지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지도 주고 또 그에 따른 시한도 주었지만,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문제, 북(北)의 ‘급변사태’와 같은 허황한 꿈을 꾸며 일심단결을 파괴하려는 모략선전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서치 않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은 것이다. 논평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모략선전에 매달리는 자들을 끝까지 따라가 결산하겠다느니, 추호의 자비심도 없는 복수의 포성을 울릴 것이라느니, 악담의 대가로 통곡소리만 울려나오게 될 것이라느니 협박을 늘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넋두리로 일관된 이 논평에 탈북자들은 김정은이 권력 초기부터 탈북자들의 활동에 겁을 먹어도 이만 저만 먹은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성을 잃고 입에서 ‘뱀이 나가는지 구렁이가 나가는지’도 모르고 내뱉는 서푼짜리 위협에 놀랄 탈북자들이 애초부터 아니었다. 인민들로부터 아무런 신뢰도 받지 못하는 철부지 김정은은 지금 초조와 불안에 사로잡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하나 해결할 길 없는 김정은에게는 자나 깨나 어떻게 하면 북한주민들로부터 점수를 따겠는가, 이것만이 걱정일 것이다. 그렇지만 점수를 딸 만한 묘책이 없으니 김일성과 김정일의 흉내를 내는 것밖에 할 것이 없다. 업적도 없고 경험도 없으니 할아버지의 겉모습을 닮았다는 것만으로 한 몫 보려 한다. 아직 서른도 안 된 나이에 김일성처럼 뚱뚱하도록, 몸무게가 90kg이나 될 정도로 살을 찌운 것도 모자라 요즘엔 김일성이 1950년대에 입고 다녔던 단추가 두 줄로 붙은 외투를 입고 다닌다. 지금은 1950년대가 아니라 2012년이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빠져 희극적인 옷차림으로 칼을 뽑아든 채 풍차를 적군으로 보고 돌진하는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작품 속 돈키호테(Don Quixote)를 연상케 하는 김정은의 모습이다. 물론 북한 주민들이 아직 김일성에 대해서만은 적어도 사람들을 굶겨죽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해방의 은인이자 건국(建國)을 실현한 신(神)적 존재로 믿고 있다는 점에서 김일성의 후광을 무시할 수는 없다. 반면에 김정일은 수백만 명이나 굶어 죽을 정도로 북한을 망쳐놓은 이유로 그가 죽어도 진심으로 애달파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때문에 할아버지의 후광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김정은의 처지다. 현실이 그러함에도 탈북자들을 두고 ‘모략 선전’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더욱이 독재정치의 피해자들인 탈북자들에게 인간추물,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반역자들이라고 악담을 퍼붓는 것은 앞 뒤 분간을 못하는 망발이다. 탈북자들은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선군(先軍)독재정권으로부터 탈출한 것이다. 또한 탈북자들이 버리고 온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나라가 아닌 반(反)국가단체일 뿐이다. 진짜 반역자는 탈북자가 아닌 바로 ‘김씨 왕조’이다. 이러한 진실을 알기에 북한 당국은 탈북자라는 말만으로도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킨다.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고향을 떠난 탈북자들이 어떻게 인간추물인가. 굳이 탈북을 반역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어버이로 믿고 살아 온 사람들을 굶겨죽이고 잡아 가둔 선군독재자를 버린 반역일 것이다. 체험을 통해 진실을 깨달은 탈북자들이 선군독재정권의 실상을 세상에 고발하고 북한 주민의 자유와 민주화 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탈북자들은 통일 교육과 각종 토론회들, 인터뷰를 통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 정치범수용소를 폭로한 뮤지컬 ‘요덕스토리’, 탈북자들의 운명을 그린 영화들인 ‘무산일기’, ‘양강도 아이들’, ‘선택’ 등은 물론 장편소설 ‘장군님 죽갔시오’, 수기집 ‘삶을 위해 돌아 온 길’과 같은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창작해 세상에 내놓았다. 또한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정권의 정체를 밝힘으로서 속고 사는 그들의 의식을 계몽하기 위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한편 풍선삐라·녹화물을 담은 DVD와 USB메모리를 보내고 있으며, 북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남한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국제적 연대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김정은 일당에게는 반역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는 결단코 민족반역이 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우리 민족의 절대다수인 5천만 명이 살아가고 있는 조국의 한부분이다. 탈북자가 많아지면 질수록 북한 주민이 해방될 날은 그만큼 빨리 다가올 것이다. 독재 일당이 아무리 탈북자들의 활동에 훼방을 놓으며 온갖 공갈협박을 일삼아도 거기에 놀랄 사람은 없다. 그것은 오히려 탈북자들의 불붙는 열의에 기름을 붓는 격일뿐임을 철부지 독재자가 언제쯤 깨달을지 참으로 가련하다. 2012년 2월 2일 (사)NK지식인연대 사무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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