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던 탈북형제, 밝고 귀여운 내 아들 됐어요”
  • 관리자
  • 2012-02-14 0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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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경찰서 문영자 경사 ‘7개월간 엄마같은 보살핌’
 

 
“아들이 4명으로 늘어 더 든든합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만난 문영자 경사(43·여)는 2010년 탈북한 K 군 형제(13세, 11세)의 사진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었다. 14세, 7세의 두 아들을 둔 문 경사에겐 탈북 형제가 셋째, 넷째 아들인 셈이다.

문 경사는 지난해 7월 송파구에 자리를 잡은 K 군 형제를 처음 만났다. 이들은 북한에서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2010년 10월 탈북한 뒤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지난해 2월 25일 한국에 왔다. 형제는 또래보다 낮은 학년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몸이 왜소해 친구와 어울리기도 어려웠다. 동생은 두만강을 넘어오다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받은 공포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였다. 형제의 어머니는 오전 10시부터 하루 12시간을 식당에서 일하느라 형제를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 문 경사는 “북에서 도토리와 잣을 따는 ‘꼬마작업’을 했던 터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엄마의 눈으로 이들을 보니 공부부터 돌봐주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경사는 아이들 학업을 위해 지역사회의 힘을 모았다. 송파구 거여동 지역아동센터의 도움을 받아 방과후 공부방에 형제를 등록시키고 태권도장의 지원을 받아 태권도도 배우게 했다. 그는 “형제가 태권도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몸을 부딪치며 운동을 하면서 우정도 쌓고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형제의 집을 자주 찾아가 어머니의 빈 손길을 채우고 형제의 학교를 찾아 혹시나 괴롭히는 친구가 없는지 챙겼다. 과거 문 경사의 도움을 받은 탈북 청소년은 연세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평소 말이 없는 형제는 문 경사의 물음에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낯선 남한에서 형제는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웃음을 찾았다고 한다. 형제는 문 경사에게 “북한 친구들이 그립지만 이제 남한에서 친구가 더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문 경사는 “탈북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의 습득력이 뛰어나 금방 성과를 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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