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소득 격차 20배‥수용 방안 검토 필요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시 남북한의 급진적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최대 365만에 이르는 북한주민이 남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통일 이후 노동시장 변화와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통일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남북한의 사회적 안정"이라며 "대규모 인구이동을 완화하고 흡수하지 못한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남북한의 국민소득 격차를 보수적으로 추계해도 20배에 이른다며 이같은 소득격차는 북한 주민 남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제력 격차에 의한 인구이동 추계 모델을 기준으로 통일 이후 최소 161만 명에서 최대 365만 명의 북한 주민이 남하한다는 것이 경총의 추정이다.
북한 주민이 남한 단순노무직 평균임금을 기대할 경우 161만 명, 전체 근로자 평균수준을 기대할 경우 365만 명이 남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주민 남하시 수용 방안 적극 검토해야
보고서는 급진적 통일에 따른 북한주민의 남하가 사회 불안정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부족을 상쇄하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하하는 북한 인력의 대부분이 미숙련, 단순 노무직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한 중소기업의 저숙련 근로자 인력난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4월 기준 남한 저숙련 근로자 미충원 규모는 8만6000명에 달하며 저출산 지속으로 인해 인력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일자리를 북한 근로자로 충원할 경우 34만4000명(3인 가족 기준) 가량의 주민을 수용할 수 있어, 생산인력 부족과 북한 주민 수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한 사업장의 미충원 인원만으로 365만 명에 달하는 남하 주민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북한 근로자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대체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체류 비전문 외국인력은 49만7000명, 불법체류자는 17만5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일자리의 70%를 북한 근로자로 대체할 경우 약 47만 명의 북한인력 채용이 가능하고 부양가족 까지 포함하면 222만 명(4인 가족 기준)의 북한 주민을 수용할 수 있다고 봤다.
◇통일 대비 사회보험 재정 안정화 필요
보고서는 통일 직후 북한지역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대규모 공공근로 사업, 직업훈련 등이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