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화
- 2013-02-18 16: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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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생일을 맞으며 북한에서 열렸다는 각종 행사는 말 그대로 연례행사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해마다 산 백성을 위하여 잔치를 여는 것이 아니라 죽은 독재자들의 영혼을 달래기에 급급한 북한이고 보면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어버이 수령이라고 자처하는 두 독재자가 한평생을 인민을 위해 살았노라고 생억지를 부려도 그들이 먹었다는 “줴기 밥”도 “강낭 죽”도 분명히 “인민“이라고 부르는 백성이 먹던 것이 분명히 아니 였 음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얼마 전에 철딱서니 없는 김정은이 자기도 유학시절에 강낭죽을 먹었다고 인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도 세상을 웃기는 사기극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아사자에 동사자가 속출하는데 지금이 어느 때인데 눈이 강산을 뒤덮은 때에 꽃을 피우라고 억지를 부리고 그 무슨 전시회를 연다고 난리를 치니 참 북한주민들이 당하는 고통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무리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이라 해도 엄동설한에 사람의 거처에도 온기가 없는 데 생물체인 꽃을 피우라는 건 영하 25도를 오르내리는 북한에서는 말 그대로 억지이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 퍽 이전에도 산에 핀 꽃이란 꽃은 다 꺾어서 병에 넣어 그나마 따스한 온기가 죽은 사람 입김정도나 남아있는 아랫목에 신주단지 모시듯 이불까지 덮어 한 겨울에 꽃을 피워 동상이요, 입상 앞에 가져다놓으면 충성심이 높다고 야단을 떨었다.
김부자의 이름을 딴 꽃이라는 게 생긴 후 부터는 노래까지 지어 충성심을 고취시키고 온 동네방네의 비닐이란 비닐은 다 걷어가지고 온실을 만든다고 법석을 떨었다.
눈이 채 녹기도전에 뿌리 채 뽑히 운 꽃들은 병속에서 햇빛 한 점 못보고 시들어가고 김부자의 환영행사 때 에는 온 식구가 손톱눈에 빨갛게 물감이 들도록 밤새도록 종이꽃을 만들어 흔들어댔다.
암튼 북한에서 자연의 꽃은 김일성 동상근처에나 가서야 구경할 수 있고 학교 입학식 때나 신년사관철 군중대회 때 등 다른 행사의 꽃은 죄다 인조(수제) 꽃이었다.
북한의 가짜는 가는 곳마다에 널려있다.
인민의 수령이나 지도자라는 놈이 무슨 비료공장을 건설하면 온 나라 인민이 다 풍족해진다고 하고 거짓말을 하고 눈구덩이 속에서 살아난 풀을 보고도 인민생활에 획기적 사변을 일으킬 기적이라고 영화까지 만들어 뻥튀기를 하고 어떤 발전소를 건설하면 전기가 넘쳐 공장 , 기업소가 씽씽 돌아간다고 떠드니 밑에 아첨쟁이들은 속에 없는 빈말로 위를 발라맞추고 아래를 향해 눈을 흘기고 삼박자가 척척 사기 판이다.
불쌍한 건 부르기 좋은 백성뿐이고 인민의 행복이라는 건 남의 나라 먼 얘기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가 한다”가 말해주듯이 로봇처럼 입력만 시키면 그 어떤 일도 무조건 다 해야 하는 게 북한사람들의 고된 일상이다.
그들에게는 자유도 없고 인권도 없고 오직 의무만 있다.
물 건너 간 “강성조국”을 믿어야 할 의무, 눈 속에서 꽃을 피워야 할 의무, 배기 고파도 무한정 참아야 할 의무, 낯도 코도 모르는 철부지 김정은을 지도자라고 “받들어야 할” 의무 등 놓을 래야 놓을 수 없는 무거운 의무배낭을 누구나 짋어 지고 있다.
요즘도 매일같이 핵실험에 광분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고 덤비는 그들에게는 국제사회의 제제와 압박으로부터 인민들이 당할 고통보다는 3대 세습에 굳건히 안주할 저들의 운명이 더 급급할 것이다.
희망이 없는 미래, 내일이 없는 오늘, 캄캄한 밤바다에 절벽 끝에 선 그들에게 철 모르고 피어난 꽃이 아닌 삶의 미래가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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