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것은 언제나 강하다
  • 조성구
  • 2013-08-12 07: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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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것은 언제나 강하다    

나무 막대기처럼 딱딱한 것은
부러지지 쉽고
바위처럼 굳고 단단한 것은 깨지기 쉽다.
오히려 물처럼 부드러운
것은 쇠망치로도 깨트릴 수 없다.

부드러운 것은 소리없이 스며든다.
물의 흐름을 막아버리면 물은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다가
물 길 트인 곳으로 흘러간다.

사람들이 제아무리 웅벽을 치고
막아놓아도
물은 보이지 않는 틈 사이로 스며든다.

세상에 스며드는 것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며든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게 젖어들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것이 언제나 강하다.
부드러운 것을 이기려,
길을 갈고 망치를 준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오기나 배짱으로 부드러움을 이길 수는 없다.
막무가내로 막아서다가는 어느 순간
부드러움 앞에 무릎 끓고 만다.

부드러운 것은 따뜻하여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도 물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생각에 부드러움이 스며들면
얼굴이 너그러워진다.

감추어도 절로 피어나는
넉넉한 미소가 핀다.

고향의 저녁 연기처럼
아늑한 어머니 얼굴이 된다.

- 생각을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중에서 - 

그리움에도 나이가 있답니다
그리움도 꼬박꼬박 나이를 먹거든요
그래서 우리들 마음 안에는
나이만큼 켜켜이 그리움이 쌓여 있지요

그리움은 나이만큼 온답니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산들거리며 다가서는 바람의 노래 속에도
애틋한 그리움이 스며 있지요

내 사랑하는 이는
내가 그리도 간절히 사랑했던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사람도 나를 이만큼 그리워하고 있을까?

내가 그리움의 나이를 먹은만큼
그 사람도 그리움의 나이테를
동글동글 끌어안고 있겠지.

조심스레 한 걸음 다가서며
그 사람에게 묻고 싶어요 
지금 내가 그리운가요?

스쳐가는 바람의 소맷자락에
내 소식을 전해봅니다
나는 잘 있어요
이렇게 당신을 그리워하며
사랑한다고 말예요.

 
오늘도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 말복의 월요일 되시길요.
 
사랑합니다
-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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