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사람들이 본 김정남의 사생활
- 관리자
- 2010-06-07 14: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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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사람들이 본 김정남의 사생활
[중앙일보 안성규.신인섭] 작지만 반짝거리며 살아 있는 눈. 가늘어지거나 때론 웃음기를 머금는다. 허풍 치듯 큰소리도 없다. 가라앉은 차분한 목소리. 살이 넉넉하고, 부드럽게 호감 가는 얼굴이다. 4일 오전 10시30분쯤 마카오 알티라호텔에서 만난 김정남에게 카리스마는 몰라도 ‘포스’가 느껴진다. 권력에서 밀려났지만 여전히 권력의 그늘에서 즐기는 여유. ‘잘나가는 재벌 2세’쯤 돼 보인다.
김정남은 직업 없는 ‘백수’다. 그래도 중국과 마카오를 오가며 잘산다. 베이징(北京)에 100만 달러 규모의 별장 2채와 승용차 3대, 마카오 고급 주택단지인 코타이 해양공원에 330㎥(약 100평) 규모의 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다. 생활은 좋게 말해 자유분방하다.
그는 베이징과 마카오 등지에서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인물로 정평 나 있다. 4일 밤 그가 잘 간다는 술집인 마카오의 ‘금룡 가라오케’로 가 봤다. 젊은 여성들이 우글거렸다. 마카오에서 20년 살았다는 한국 교포 리리 마담을 만났다. 그는 이 술집에서 일한다. 그러나 김정남에 대해 물어도 말을 안 했다. 대신 “금룡 주점은 주로 매춘을 하려는 사람들이 온다. 한 번에 홍콩 돈 4000달러(약 60만원)가 든다”고 했다. 김정남의 ‘취미’를 짐작하게 하는 발언이다. 그의 ‘취미’는 한국 여성에까지 뻗쳐 이날도 신디라는 이름의 한국 여성과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신체에도 호기를 부렸다. 등에는 온통 용문신이라고 한다. 한 교민은 “1990년대 초반 마카오의 만다린호텔 수영장에서 김정남을 봤는데 등에 커다란 용문신이 그려져 있는 것을 봤다”고 했다. 동거하는 서영라(30대 초반)에게도 ‘사랑의 맹세’로 등에 용문신을 하게 했다. 현지 한 교민은 "마카오의 고급 카지노 호텔 베네치안 2층에 있는 일식집 에도(江戶)를 자주 찾아 한 조각에 100달러 정도(12만원)인 ‘일본 와규(和牛) 스키야키’도 즐긴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서영라와 마카오 시내 백화점 마요한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쇼핑을 나오는데 이를 목격했다는 교포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비밀 잠행을 해 김정남의 동선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를 찾는 데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김정남이 마카오에 모습을 드러낸 역사는 아주 길다. 김정남이 1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 찾았다는 한국 음식점 강남홍의 주인 양씨는 “90년대 초반 김정남을 호텔에서 보곤 했다. 인사도 잘하고 서글서글했다”고 했다. 양씨는 마카오 거주 기간이 현지 교민 가운데 세 번째로 길다. 그는 “강남홍을 직접 맡기는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요즘 김정남은 통 안 보인다”고 했다. 김정남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년배 한국 교민들과 시내 한국 음식점인 ‘이가(李家)’에서 소주를 마시고 한국 노래방을 다녔다. 대신 노름에 빠진 것은 아닌 듯하다. 리스보아의 최고급 VIP 카지노에서 목격됐다는 말도 있지만 카지노 ‘롤링 에이전트’(카지노에 손님을 소개해 주고 대가를 받는 중개인)도 했던 양씨는 “김정남이 주로 ‘마발이’에서 놀았다”고 했다. 마발이는 일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소액 카지노다. 요즘엔 마카오 한인사회와의 교류가 뜸하다고 했다.
3명의 처·첩과 그 자녀들을 포함해 여러 식솔을 거느린 김정남에겐 본인과 가족의 호화 생활, 자녀 국제학교 학비, 양육비를 고려할 때 최소 연간 50만 달러 이상의 생활비가 필요해 보인다. 전에는 북한의 여러 스폰서로부터 자금이 들어왔지만 요즘은 1년에 한두 번씩 내려 주는 ‘아버지의 용돈’이 전부라고 한다.
홍콩·마카오=안성규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안성규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skme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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