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잡는 데 헛돈 쓰는 북한 (2)
  • 철죽꽃
  • 2010-07-22 15:42:04
  • 조회수 : 2,817

 

며칠 전에 저는 중국 연변에 다녀온 중국 조선족 교포로부터 북한 당국이 중국 공안국에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 1명 당 중국 돈 5000위안을 주고 강제송환해 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중국 공안당국에서 근무하는 자기 친척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며 심장이 막 뛰고 손발이 저려왔습니다. 그리고 제 입에서는 ‘그 돈이면 식량을 사다가 인민들에게 공급할 것이지. 백주에 날벼락을 맞을 놈들'하는 욕설이 절로 나왔습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1990년대 식량난으로 제일 힘들었던 고난의 시기 못지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해마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지만, 특히 지금의 북한은 지난 해 말 화폐개혁이 단행된 후 더 엄청난 고통과 굶주림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도 식량 가격이 치솟고 있어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한국 국적의 탈북자들을 잡아간다는 말이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 북한은 나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탈북자들을 잡아가는데 쓸 돈으로 쌀을 사다가 공급해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생계와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찾아 목숨을 걸고 탈북한 사람들을 원수인양 잡아다가 공개 총살하고, 정치범 수용소와 감옥에 가두어 갖은 고문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1980년대에는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한 주민들을 잡아 철쇄에 꿰어 잡아갔습니다. 저는 2000년에 중국 청도에서 고향이 개성인 한 탈북 청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날이면 다리가 쑤시고 아파서 술 없이는 잠을 못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도 채 아물지 않은 넙적다리 상처와 양 손바닥에 남은 상처를 보여 주었습니다. 철쇄를 뀄던 자리라고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과거에도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는 데 돈을 썼습니다. 1998년도에는 중국에 있는 탈북자 한사람을 강제 북송해 가는데 러시아에서 벌목으로 들어오는 나무 두 립방씩을 주었고, 1999년도에는 탈북자 한 사람당 100달러씩 중국 공안에 주면서 수 많은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해 갔습니다.

 

저는 1999년 7월에 30일간을 화룡 변방대에 갇혀 있으면서 이런 말을 들었는데 그 때에도 마음이 너무 아파 감옥 안에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 많은 돈으로 식량을 사다가 굶어 죽어가고 있는 불쌍한 백성들을 살리기나 할 것이지.... 나중에 나라가 잘 되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떠났던 탈북자들도 돈을 벌어서 각자 고향으로 돌아갈 텐데‘라고 말입니다.

 

중국 공안이 탈북자들을 색출해서 강제북송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 동안 수 많은 탈북자들이 억울하게 강제 북송되어 공개 총살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습니다. 한창 살벌하던 1999년 여름, 하나 밖에 없는 저의 남동생도 함북도 무산군으로 북송되어 정치범수용소로 간 뒤 지금까지도 생사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북송된 뒤 짐승보다도 못한 수차례의 인권유린을 당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분하고 억울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에게 묻고 싶습니다.

 

배가 고파서,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희망이 없는 북쪽 고향을 떠난 것도 죄가 됩니까? 고향을 떠나서도 중국이나 제 3국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고, 갖은 죽을 고비를 넘은 뒤에야 겨우 남쪽에 와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우리 탈북자들이 기필코 단죄해야 할 배신자란 말입니까? 우리 탈북자들은 우리 스스로가 조국을 버린 것이 아니라, 조국이 우리를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단죄 받아야 할 사람들은 북한의 위정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이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우리 탈북자들이 당당하게 중국 관광에 나설 수 있을까요? 저는 중국에서 6년 동안 살았지만, 국적 없는 탈북자 신분으로 중국 공안에 쫓겨 다니느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만리장성과 장백산을 언제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공산군님의 댓글

공산군 작성일

저도 공감입니다. 정말 철죽꽃님의 말씀처럼 탈북자들은 배가 고파서, 또 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 북한땅을 떠나왔습니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이런 탈북자들이 뭘 그렇게 잘못을 했다고 중국땅에까지 탈북자체포조를 돈까지 들여가며 파견하는지 솔직히 조국을 버리게 만든것은 바로 김정일이 아닙니까? 철죽꽃님!!우리 힘내서 꼭 그 땅에서 버림받으며 중국땅에서까지 숨어살지 않으면 안되었던 그 세월, 가보고 싶은곳도 마음껏 다닐수 있는 그런 날을 위해 신심을 가지고 살아갑시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CDNK님의 댓글

CDNK 작성일

철죽꽃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에서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