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은 영원히 지고말았다! (1)
- 안찬일
- 2011-12-22 12:24:34
- 조회수 : 1,736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도 전에 부친의 관 두껑부터 닫아야하는 김정은의 처지가 무척 딱해 보이지만 권력은 쉽게 나눌 수 있는 물렁물렁한 파이가 아니다. 하지만 이미 고인이 된 김정일은 다른 것은 잘 몰라도 자신의 죽음만은 정확하게 예측한 영리함을 드러냈다. 2008년 8월 뇌 쇼크 이후 3대 세습을 서둘러 불과 2년만인 2010년 노동당 3차 당대표자회에서 3남 김정은을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웠다.
그러나 자신처럼 '권력병풍'이 든든하던 시대와 오늘은 다르다. 미숙한 지도자 김정은이 과연 붕괴직전의 북한 사회주의를 지탱하면서 김 씨 왕조의 혈통을 이어갈 수 있을까. 우리의 견해는 부정적이다. 그는 무임승차한 권력의 열차에서 중도하차해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로 북한 노동당은 2010년 9월 28일 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정치국을 비롯한 당 권력을 제도화하였는데 정치국이 김정은의 중도하차 역할을 담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제도화의 덫은 어떤 것일까. 다른 사회주의권에서의 사례를 찾아보자. 1956년 폴란드 공산당의 정치국은 예상을 뒤엎고 고물카를 후계자로 선출하였고, 1965년 루마니아의 챠우세스쿠가 파격적으로 게오르규-데지를 승계한 사례, 1968년 이른바 '프라하의 봄' 당시 두브체크에 의해 노보트니의 제1서기직이 승계된 것도 정치국의 승인을 통해서였다.
이들 승계사례의 공통점은 모스크바로부터 직접적인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일성, 오진우, 김정일, 이종옥, 김 일 등 5명이었으나 김정일 1인만 생존해 왔고 정치국원은 김영주, 김영남, 전병호 3인만 남아 있었다.
3차 당대표자회에서 상무위원은 김정일, 김영남, 최영림, 조명록, 리영호 등으로 채우고 정치국원은 김영춘, 전병호, 김국태, 김기남, 최태복, 양형섭, 강석주, 변영립, 리용무, 주상성, 홍석형, 김경희 등 17명으로 재구성되었다. 하지만 조명록이 2010년 11월 6일 사망하여 정치국 상무위는 또 다시 결원이 생겼다. 주상성과 홍석형이 다시 숙청되어 현재 2명의 결원이 생기지만 여전히 정치국은 제도적으로 건재하다.
정치국을 분석해보면 양형섭과 김경희를 제외하면 김정은 패밀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제도화의 무기를 들어 얼마든지 김정은을 내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김정은이 타깃이 된다기보다 노선투쟁이 첨예화되다보면 자연 무능력자인 김정은이 물러서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집단지도체제는 바로 정치국을 통한 다수결의 결정이다.
정치국원 다수가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면서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북한 체제생존 우선이 고려되다 보면 철부지 한 사람의 퇴진은 그렇게 중요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 둘째로 군부의 향방이다. 북한군은 권력을 실은 움직이지 않는 '세습의 항공모함'이다. 북한군은 그동안 선군정치 체제에서 우대받는 집단이었으나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하층민과 별다를 바 없는 '소외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외형은 항공모함이되 내부는 굶주리는 병사들이 득실거리는 무서운 '괴물선'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등장 후 국방위원회 중심체제는 당중앙군사위원회로 빠르게 권력이동이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북한군의 '강경 3인방'인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차수와 4군단장 김격식 대장,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대장은 철저하게 소외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김정은이 20대 말에 대장이 된 것과 대조적으로 30여 년 동안 군에서 충성해온 50대 중반의 대좌와 소장 등 중간 간부들이 강제로 군복을 벗고 사회로 내몰리고 있다. 어느 사단장은 군복을 벗고 사회로 내몰린 후 주택을 배정받지 못해 노동자 합숙소에서 기숙한다는 소식이 얼마 전 전해져 충격을 안겨주었다.
장래가 불안한 군부가 김정은 체제 정착에 마냥 박수를 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김정일이 기우는 권력을 총대로 지탱하였다면 김정은은 무엇으로 지탱할 수 있을까. 권총으로 무장한 겨우 1만여 명의 국가안전보위부가 굶주리는 199만 명의 중무장한 군대를 막아낼 수는 없는 일이다. 한 가지 더, 한국 내 종북세력의 친북분위기도 김정일과 더불어 관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지지세력의 고갈이다. 그동안 김정일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남한으로부터 퍼 갈만큼 퍼 갔고 나름대로 종김세력도 거느리고 있어 대내 국민선동에 잘도 이용하였다.
하지만 이제 철부지 김정은을 떠받들 종김세력은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마저 종김세력이 평양을 기웃거린다면 그 추한 모습은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다. 60년 족벌정치를 억지로 외면하며 일방적으로 추파를 던져온 종북세력은 오늘로서 자신들의 존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김정은이 권력의 열차에서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근거는 이외에도 너무 많다. 상중임을 고려하여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자 한다.
안찬일 논설위원<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그러나 자신처럼 '권력병풍'이 든든하던 시대와 오늘은 다르다. 미숙한 지도자 김정은이 과연 붕괴직전의 북한 사회주의를 지탱하면서 김 씨 왕조의 혈통을 이어갈 수 있을까. 우리의 견해는 부정적이다. 그는 무임승차한 권력의 열차에서 중도하차해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로 북한 노동당은 2010년 9월 28일 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정치국을 비롯한 당 권력을 제도화하였는데 정치국이 김정은의 중도하차 역할을 담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제도화의 덫은 어떤 것일까. 다른 사회주의권에서의 사례를 찾아보자. 1956년 폴란드 공산당의 정치국은 예상을 뒤엎고 고물카를 후계자로 선출하였고, 1965년 루마니아의 챠우세스쿠가 파격적으로 게오르규-데지를 승계한 사례, 1968년 이른바 '프라하의 봄' 당시 두브체크에 의해 노보트니의 제1서기직이 승계된 것도 정치국의 승인을 통해서였다.
이들 승계사례의 공통점은 모스크바로부터 직접적인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일성, 오진우, 김정일, 이종옥, 김 일 등 5명이었으나 김정일 1인만 생존해 왔고 정치국원은 김영주, 김영남, 전병호 3인만 남아 있었다.
3차 당대표자회에서 상무위원은 김정일, 김영남, 최영림, 조명록, 리영호 등으로 채우고 정치국원은 김영춘, 전병호, 김국태, 김기남, 최태복, 양형섭, 강석주, 변영립, 리용무, 주상성, 홍석형, 김경희 등 17명으로 재구성되었다. 하지만 조명록이 2010년 11월 6일 사망하여 정치국 상무위는 또 다시 결원이 생겼다. 주상성과 홍석형이 다시 숙청되어 현재 2명의 결원이 생기지만 여전히 정치국은 제도적으로 건재하다.
정치국을 분석해보면 양형섭과 김경희를 제외하면 김정은 패밀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제도화의 무기를 들어 얼마든지 김정은을 내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김정은이 타깃이 된다기보다 노선투쟁이 첨예화되다보면 자연 무능력자인 김정은이 물러서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집단지도체제는 바로 정치국을 통한 다수결의 결정이다.
정치국원 다수가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면서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북한 체제생존 우선이 고려되다 보면 철부지 한 사람의 퇴진은 그렇게 중요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 둘째로 군부의 향방이다. 북한군은 권력을 실은 움직이지 않는 '세습의 항공모함'이다. 북한군은 그동안 선군정치 체제에서 우대받는 집단이었으나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하층민과 별다를 바 없는 '소외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외형은 항공모함이되 내부는 굶주리는 병사들이 득실거리는 무서운 '괴물선'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등장 후 국방위원회 중심체제는 당중앙군사위원회로 빠르게 권력이동이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북한군의 '강경 3인방'인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차수와 4군단장 김격식 대장,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대장은 철저하게 소외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김정은이 20대 말에 대장이 된 것과 대조적으로 30여 년 동안 군에서 충성해온 50대 중반의 대좌와 소장 등 중간 간부들이 강제로 군복을 벗고 사회로 내몰리고 있다. 어느 사단장은 군복을 벗고 사회로 내몰린 후 주택을 배정받지 못해 노동자 합숙소에서 기숙한다는 소식이 얼마 전 전해져 충격을 안겨주었다.
장래가 불안한 군부가 김정은 체제 정착에 마냥 박수를 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김정일이 기우는 권력을 총대로 지탱하였다면 김정은은 무엇으로 지탱할 수 있을까. 권총으로 무장한 겨우 1만여 명의 국가안전보위부가 굶주리는 199만 명의 중무장한 군대를 막아낼 수는 없는 일이다. 한 가지 더, 한국 내 종북세력의 친북분위기도 김정일과 더불어 관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지지세력의 고갈이다. 그동안 김정일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남한으로부터 퍼 갈만큼 퍼 갔고 나름대로 종김세력도 거느리고 있어 대내 국민선동에 잘도 이용하였다.
하지만 이제 철부지 김정은을 떠받들 종김세력은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마저 종김세력이 평양을 기웃거린다면 그 추한 모습은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다. 60년 족벌정치를 억지로 외면하며 일방적으로 추파를 던져온 종북세력은 오늘로서 자신들의 존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김정은이 권력의 열차에서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근거는 이외에도 너무 많다. 상중임을 고려하여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자 한다.
안찬일 논설위원<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댓글목록
joseph님의 댓글
joseph 작성일참 분석력도 뛰어나고, 일목요연하고 쉽게 잘 쓰셨네요. 근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북에서 사셨는데, 오래전 이라 그러신지 감이 조금 떨어지는 듯 한 부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 체제는 1인 독재면에서 견고하게 잘 짜여진 시스템이지요. 상 중 하로 나누어볼때 상층은 5겹 6겹으로 감시를 받고 있지요. 집단적인 행동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이유이기 도 하구요. 아래로 부터의 변화는 불가능하고, 김정은이 윗 대가리들에게 수용소와 별장을 보내고 부르며 독재자적인 리더쉽을 잘 발휘하면 위에서 부터의 변화도 불가능하지요...근데 설령 개판을 쳐도 큰 집은 무너져도 3년은 가지요, 근데 더 큰 문제는 북체제 붕괴가 자신들 역시 역사의 심판대에 서는 날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상층 역시 충성을 다 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