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北, 꼼수 쓰고 투정부리고…
  • 조선닷컴
  • 2010-09-20 1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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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신규투자 막히자 인력 늘리려 기숙사 제의
"쌀 준다고 법석떨더니 고작 5000t" 볼멘소리도

요즘 개성공단에선 "북한이 임시 기숙사 운영을 검토 중이다"란 소문이 돈다. 19일 대북 소식통은 "지난 1일 북측 총국 간부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에게 임시 기숙사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총국은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을 뜻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기숙사 운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통보해온 것은 없다"면서도 "그런 얘기를 흘렸다면 달러가 궁한 북한이 부린 꼼수 같다"고 말했다.

핵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 경협을 제한한 정부의 5·24 조치로 현재 북한이 대규모의 현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창구는 개성공단이 유일하다. 북한은 노동자 4만4000여명의 임금으로 매달 440만달러(약 51억원)를 챙긴다. 노동자를 공급할수록 더 많은 달러가 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개성시내엔 추가 공급할 인력이 없다. "개성에서 사지 멀쩡한 사람은 죄다 공단에서 일한다"는 말도 있다. 대규모 노동력을 공급하려면 개성 외곽의 인력들을 데려와 기숙사 생활을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사정을 고려한다며 기숙사 얘기를 꺼냈겠지만, 실제론 우리 정부를 압박해 부족한 달러를 메워보려는 전술"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숙사가 마련돼 노동력이 공급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이를 막을 근거나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5·24 조치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추가 및 신규 투자는 금지됐지만 노동력 추가 공급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이론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안보 부서 당국자는 "북한이 기숙사 카드로 5·24 조치의 허점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해외홍보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9일 "남조선에서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북의 동포들에게 수해물자를 지원하고 쌀을 보내준다고 법석 떠들었는데 정작 지원함의 뚜껑을 열어보니 쌀 5000t이었다"며 "그 심보, 속통의 크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보도했다.

통일신보는 또 "남측이 보내겠다는 쌀 5000t은 공화국 주민 하루분의 분량도 안 되는 것"이라며 "그나마 빌려준 쌀을 후에 돈으로 받는다는 차관형식"이라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한적십자사가 보내는 쌀 5000t은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사실 왜곡까지 하며 흥분하는 걸 보니 과거 정부 때 받던 수준을 기대했다가 실망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은 매년 30만~40만t의 쌀을 받았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 한마디면 대규모 지원도 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인데 북한이 쉬운 방법을 놔둔 채 꼼수를 부리고 투정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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