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개' 사진서 읽힌 北 `권력지형'>(종합)
  • 연합뉴스
  • 2010-10-01 09: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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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한 북 김정은
(서울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8일 열린 당대표자회에 참석한 후계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입장하자 기립하고 있는 모습을 30일 방영했다. 2010.9.30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북한이 30일 후계자 김정은의 전신을 담아 공개한 사진에는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개편된 북한 권력층의 역학 관계가 극명히 드러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자 1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이번 당대표자 참석자들, 당 지도기관 관계자 등과 함께 찍은 사진 3장을 실었는데, 이들 사진은 현재 북한 권부에서 누구에게 힘이 실려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첫 줄 정중앙의 김 위원장 오른쪽에는 군부 인사들이, 왼쪽에는 당 지도부와 원로들이 앉았는데, 당 상무위원 등 핵심 권력자 대부분이 첫 줄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바로 옆에 앉은 리영호(군 총참모부 총참모장)로, 군 차수 승진과 함께 당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를 거머쥐어 일약 `스타'로 떠오른 그의 위상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날 북한 측이 사진 속 모습을 처음 공개한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두번째 자리에, 리영호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

   전체적으로 살이 찐 체격이었지만 소문처럼 김 위원장을 빼닮지는 않았고 오히려 할아버지인 고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얼굴과 비슷한 듯한 인상이었다.

   또 고수머리(곱슬머리)를 귀가 드러나게 다듬은 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이었지만 두툼한 볼살과 턱 아래로 늘어진 살집(속칭 `이중턱') 때문에 뭔가 날렵하지 못한 듯한 느낌을 줬다.

   정치국 상무위원 기용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리영호에 밀려 정치국 위원과 중앙군사위 위원에 만족해야 했던 김영춘(국방위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세번째(리영호, 김정은 다음)에 앉았다.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북한 인민군의 유일한 `원수'(군인 최고 계급) 리을설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네번째에 자리를 잡아 원로 대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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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치는 북 김정은
(서울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8일 열린 당대표자회에 참석한 후계자 김정은이 박수를 치는 모습을 30일 방영했다. 2010.9.30 photo@yna.co.kr

   김 위원장의 왼쪽 바로 옆 자리는 이번에 당 상무위원으로 뽑힌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차지했고 그 다음은 역시 당 상무위원이 된 최영림(내각총리)과 군 원로인 김철만(전 정치국 후보위원)순서였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당 경공업부장)는 이번 개편에서 `군 대장' 칭호와 함께 당 정치국 위원에 오른 `약진'을 반영하듯 김 위원장의 오른쪽 다섯번째 자리에 앉았다. 첫째 줄에서 여성은 김경희가 유일했다.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던 장성택(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은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그친 탓인지 첫째 줄에 앉지는 못했지만, 둘째 줄의 김 위원장 왼쪽 뒷자리를 차지, `명불허전'의 위세를 과시했다.

   둘째 줄에서 장성택 바로 옆 자리(김 위원장 오른쪽 뒤)를 차지한 박도춘(비서국 비서)도 김 위원장과 가장 가깝게 자리를 잡은 `4인'(좌 김영남. 우 리영호. 뒤 장성택,박도춘)에 들어가, 변경의 자강도 당비서에서 일약 당 정치국 비서로 도약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눈에 띄게 약진한 인물 중 한 명인 최룡해(비서국 비서)는 후계구도의 실세임을 보여주듯 김정은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최룡해는 `빨치산 동지' 사이였던 아버지 최현과 김일성 주석의 `각별한' 인연에 힘입어 김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김 위원장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둘째 줄에는 김 위원장 왼쪽으로 김정각(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현철해(국방위 국장), 김명국(총참모부 작전국장) 등이, 김 위원장 오른쪽으로는 김양건(당 통일선전부장), 주규창(당 기계공업부장), 리태남(내각 부총리), 태종수(당 총무부장), 김락희(황해남도 당 책임비서) 등이 도열해 만만치 않은 위세를 보여줬다.

   한편 조명록 국방위 부위원장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당 상무위원으로 중용됐지만 정작 본회의 주석단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지병인 신부전증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북한이 전날 공개한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포함) `프로필'에는 조명록이 `군 총정치국 국장을 거쳐'로 표현돼, 겸직해온 그 자리에서 해임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명록이 북한 매체 보도에서 `군 총정치국 국장'으로 인용된 것은 1년7개월여 전인 작년 2월1일이 마지막이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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